[기고] 수면 중 이갈이, 피로감의 원인일 수 있어

2022-01-26     강소슬 기자
심학수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몸은 피로를 회복하고 새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하지만 겨울철 유독 수면부족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2016년 49만4000여 명에서 2019년 63만7000여 명으로 3년 새 2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겨울철과 환절기에 크게 늘어났다.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이갈이다. 이갈이는 대부분 수면을 취하는 중에 나타나는데, 이를 갈거나 악물어 생기는 자극과 통증이 깊은 잠을 방해할 수 있다. 더욱이 수면 중 이갈이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구강건강까지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몸은 자연스럽게 움츠러들어 근육이 긴장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수면 중 이갈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를 갈 때는 음식을 씹을 때보다 치아에 2~3배 강한 힘이 들어간다.  이로 인해 치아가 갈려 씹는 면의 굴곡이 닳아 평평해지는 교묘가 나타날 수 있다. 교묘가 나타나면 치아의 겉면인 법랑질이 얇아져 내부의 상아질이 노출된다. 연한 상아질은 마모 속도가 더 빠르고, 마모될수록 치아 내부 신경과 가까워져 찬 음식을 먹을 때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임플란트, 브릿지 등 보철물 치료를 한 경우에는 보철물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이갈이를 방치할 경우 턱관절질환으로 발전해 씹거나 말하는 일상적 활동에 제약이 따를 가능성이 있다. 심하면 턱뼈 변화로 안면 비대칭이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이 악화되기 전 치과를 방문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갈이는 보통 수면 시 발생하기 때문에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일어나 두통, 턱관절에 뻐근함이 느껴지거나 입안 구강 점막에 하얀 선으로 깨문 자국이 발견된다면 이갈이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갈이 자체를 없애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지만 스플린트(이갈이 마우스피스) 착용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스플린트는 치아에 착용하는 구강장치로 이를 갈거나 강하게 물때 치아와 턱에 큰 힘이 가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시중에 파는 마우스피스는 개인의 턱과 치아 구조에 맞춘 것이 아니므로 오히려 턱의 위치를 틀어지게 할 수 있다. 치과에서 본인의 치아 본을 떠 단단한 치과용 합성수지로 제작된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보톡스 주사요법도 턱근육의 씹는 힘을 줄여 이갈이 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톡스 치료는 3~6개월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자기 전에 몸을 이완시켜 주기 위해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따뜻한 수건으로 얼굴과 턱을 마사지 해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주는 것도 이갈이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카페인과 니코틴은 수면 중 각성을 일으켜 이갈이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잠자리에 들기 전 커피, 녹차, 콜라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 섭취와 흡연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면 자세를 바꿔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개인마다 특정 수면 자세가 구강호흡이나 수면무호흡을 유발해 이갈이를 하기도 한다. 똑바로 눕는 대신 옆으로 누워 자는 등 수면 자세만 바꿔도 이갈이 증상을 많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얼굴에 힘을 뺐을 때 입안에서 윗니와 아랫니가 미세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가 턱관절이 가장 편안한 자세이다. 평소 치아를 악물게 된다면 의식적으로 얼굴과 턱에 힘을 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