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 들어보니...李 앞엔 정권교체론 장벽, 尹에는 국정능력 불안감
2030과 60대 이상서 "정권교체" 목소리 높아
"대통령은 경제 밝아야" 4050에선 정권연장론
2022-02-02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조현경 김정인 조민교 기자] 설 명절 연휴가 끝나면 20대 대선이 34일 앞으로 다가온다. 설 명절 기간 매일일보와 만난 시민들 대부분은 지지하는 후보는 물론이고 지지 이유까지 명확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는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를 차지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정권교체론이 주된 지지 이유로 작용했다. 뒤집어보면, 이 후보는 정권교체론이 가장 큰 장벽이 되고 있고, 윤 후보는 국정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극복 과제로 꼽힌다.
▮2030 사이선 ‘정권교체론’
2030 사이에서는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중심으로 정권교체론 이야기가 많았다.
경기 고양시의 20대 남성인 장모씨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며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 정권의 재집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논란이 됐던 이른바 내로남불 사례들을 열거하며 “본래의 민주당은 죽었다고 본다”며 “내로남불 정권이 더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지도자의 자질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대통령이 된 뒤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고 했다.
역시 20대 남성인 부산의 조모씨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며 “일자리나 부동산 등 곳곳에서 문재인 정부가 문제를 악화시켰다. 심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조씨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이 후보를 향해 “사람에 대한 신뢰가 안가니 정책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4050 사이선 ‘그래도 이재명’
반면 4050 사이에서는 ‘그래도 이재명’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서울 동대문구의 40대 남성 박모씨는 “대장동 의혹을 보면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마음이 급격히 떨어지긴 했다”면서도 “그래도 이 후보가 지금껏 보여준 카리스마와 정치 경험으로 나라를 가장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에 대해서는 “정치 경험도 부족하고 주변인들의 영향을 너무 쉽게 받는다는 느낌도 든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의 40대 남성 임모씨도 “윤 후보는 정치 경력이 짧다. 그래선지 인사이트(통찰력)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게 부족하다는 느낌”이라며 “추진력이나 국정 능력을 고려했을 때 그래도 이 후보가 낫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의 40대 여성 심모씨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그는 “다음 대통령은 경제에 밝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후보가 막말 사건이나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래도 윤 후보보다는 일을 잘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4050 사이에서도 정권교체론은 빠지지 않았다. 경기 의정부시의 50대 남성 박모씨는 “이번 선거는 이재명 대 윤석열이 아니라 민주당 대 국민의힘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차악인 윤 후보를 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남 창녕시의 50대 여성 남모씨도 “정권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되기 때문에 윤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윤 후보가 대통령 자질이 부족해 보였지만 요즘 들어서는 공약대로만 나라를 이끈다면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60대 이상에선 ‘정권교체론’
60대 이상은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선지 이대남과 마찬가지로 정권교체 이야기가 많았다.
경기 남양주시의 60대 남성 장모씨는 “이 후보를 뽑자니 앞으로의 5년도 문재인 정부 5년과 똑같을 것 같아서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경남 창원시의 60대 남성 김모씨도 “윤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지지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