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發 PF 리스크…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 압박
한신평,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2022-02-03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광주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가진 현대산업개발 PF우발부채 규모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6일 HDC현대산업개발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와 관련해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이 결정되면 추가 공사에 따른 원가 투입, 수분양자 보상 등으로 자금 소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24일 나이스신용평가도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나신평은 HDC현대산업개발과 관련한 증권사들의 리스크를 검토하고 나섰다. 3일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26개 증권사 중 현산 관련 PF우발부채를 가진 증권사는 9곳으로 총 2793억원 규모다. 김기필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관련 우발부채는 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한 PF사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미공시 자료를 보고 집계한거라 증권사별 액수나 부채 현황을 공개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HDC현대산업개발 관련 리스크가 개별 증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나신평 관계자는 “집계된 HDC현대산업개발과 관련한 증권사 PF우발부채가 총 2793억원인 것을 볼 때 이는 나신평 유효 신용등급을 보유한 26개 증권사의 전체 우발부채 40조4000억원대비 0.7%, 합산 자기자본 68조9000억원대비 0.4% 수준에 그치고 있어 관련 부담요인은 미미한 상황이다”며 “다만, 본 점검은 국내 증권사 PF우발부채에 한정되어 있고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관련 대출금 혹은 유가증권 등에 대해서는 추가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10대 증권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증권에는 225억원 가량의 HDC현대산업개발을 기초자산으로 한 신용연계채권(CLN)이 있다. 대신증권은 ‘HDC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에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