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산부인과 24시
“낙태아…비닐봉지에 넣어 죽음 이르게 해”

휴가철, 성년의 날…산부인과 찾는 여고생 급증

2005-09-01     김윤정 기자
하루 200건 이상 낙태 집행 심각한 사회문제 대두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교복을 입은 여고생 4명이 A산부인과를 찾았다. 이들은 대뜸 ‘임신 7주인 것 같다’며 의사에게 낙태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일들은 산부인과에서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는 요즘 풍경이다. 당시 낙태 수술을 담당했던 A산부인과 김모 의사는 언뜻 보아도 처음이 아닌 듯 했다고 회고했다.

“걱정하지마 하나도 안아파. 눈뜨면 회복실이야.”
수술실로 들어가는 도중 친구들이 뒤에서 재잘거리며 마치 주사한대 맞는 일처럼 태연했다.
국내 낙태수술건수는 연간 150만건~200만건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것은 인구비례로 보면 미국의 6배로 세계1위다.

미혼, 청소년 낙태 급증

최근 들어 미혼와 청소년들의 낙태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던 중 아는 언니가 데려온 남자들과 어울리다가 그중 한 남자에게 취중에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저도 비몽사몽중이고 해서 큰 반항은 하지 못하였고 그냥 없던 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어요.

사실 저도 유부남 이란 것 빼고는 그 남자가 좋았습니다. 그러던 중 임신한걸 알게 되었고 그 남자 부인도 저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는 이혼은 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전 결국 낙태를 했고 결국 자궁염까지 생겼는데 그 남자에게 이용만 당하고 상처만 받은 것 같아서 너무 억울합니다.”

서울 A여고를 졸업한 이모(21)양의 안타까운 사연이다.
지난 8월 광주 백운동의 한 산부인과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찾아왔다. “임신사실을 알고 난 후 남자친구가 집을 나와 아기를 낳고 같이 살자고 했어요. 그런데 학교문제도 있고 조금만 미루자고 했는데 결국 헤어지게 됐어요. 지금 낙태하기엔 너무 늦었나요.”

광주 모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 모(18)양은 임신 7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김양은 7개월 이상 되었기 때문에 유도 분만을 해야 했다. 유도분만은 자연분만과 똑같은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제왕절개를 원하기도 한다.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됐고 이제 아이가 필요 없게 됐으니 낙태를 해달라”고 망설임 없이 얘기하는 김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다.

산부인과 4년차인 문진희(가명,27,간호사)는 “막상 끄집어낸 태아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대부분 이물질이 들어오면 살기 위해 자궁 안을 필사적으로 헤집고 다니기 때문에 여기 저기 충격이 가해져 온몸이 시퍼렇게 멍들어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 간호사는 보통 일주일에 두 번은 낙태 수술을 한다고 설명했다.
“유도분만으로 아이를 낳은 김양이 마지막에 고개를 들어 아이를 보려고 할 때 김양의 눈을 가렸는데 눈가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몸이 부르르 떨린다”고 말했다.
김양은 분만 후 회복실로 옮겨지지만 그렇게 태어나는 아기들은 대부분 외부의 충격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죽어야할 아기는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비닐봉지에 넣어 한쪽에 밀어놓는다. 그렇게 방치해 두면 대부분은 3시간이내에 죽게 된다.

시기 놓쳐 유도 분만 낙태 늘어

산부인과 분만실에는 나이 어린 간호사들이 많은데 하나같이 낙태된 태아 처리를 꺼려한다.

수술 후 꺼내진 태아들은 바로 한지에 싸여져 냉동창고로 직행한다. 그러면 死태아 처리를 하는 인부들이 와서 거두어 간다.

버젓이 교복을 입고 병원 찾는 여고생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낙태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이 없고, 시기를 놓쳐 유도 분만을 통해 낙태하는 경우가 많아 그 문제는 더 심각하다.
문 간호사는 “요즘 아이들은 낙태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해 큰 문제”라고 말했다.

“낙태수술을 하고 한달이 지나서 또다시 병원을 찾는 여학생도 있었다”며 “수술시간도 짧고 회복력도 빨라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소년들이 임신을 하는 때는 주로 방학 중이나 성년의 날, 그리고 휴가철이다.

휴가지에서 처음 만난 남자들과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지고 덜컥 임신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다급해지면 달려와서 울면서 낙태를 시켜 달라고 말한다.

해마다 여름휴가가 끝나면 산부인과가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순간의 실수로 아기가 생겼다고 해서 결혼을 결심하는 부모 세대와는 달리 20대의 젊은 남녀 모두가 결혼을 원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해 대두분이 낙태를 한다.

한국은 하루 200건 이상 낙태를 집행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낙태 반대운동단체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기혼여성의 53%가 1회 이상의 낙태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미혼여성의 약 30%가 낙태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출산경력이 없는 미산부의 46.6%가 낙태를 한 것으로 보고된 것으로 보아 첫 아기의 낙태가 대단히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낙태건수에 평균 수술비를 합해보면 낙태를 위해 소모되는 비용이 연간 최소 750억원 이상 된다.

잦은 낙태는 위험한 후유증을 동반한다.
임신시 자궁경부는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굳게 닫혀 있다. 그러나 낙태수술로 이것을 무리하게 열 경우, 중간적 자궁 경부 열상출혈이 오고 자궁경부가 무력하여져서 차기 임신시 유산할 확률이 높다.

또 낙태로 자궁 나팔관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것은 난관을 막아 불임 혹은 자궁외 임신을 초래한다. 낙태를 한 여성 중 10.9%가 골반 염증성 질환이 있고, 골반 염증성 질환이 있는 경우 다시 재발한 경우가 25%이다.

자궁이 불완전한 10대의 경우 태아의 일부분이 자궁 내에 남아 부패하여 산모에게 패혈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