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한림제지 문화 재생 조성 혹한기 공사 강행 ‘물의’
시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 공간 제공”
인부들 영하권 추위 버텨 내려 온종일 장작불
시민 “비산·먼지 소음 등 민원 봇물…감독 부재”
2023-02-08 이현승 기자
[매일일보 이현승 기자] 세종시 조치원읍 구도심 한림제지 폐공장 문화거점 재생 조성사업으로 인한 피해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혹한기 공사를 강행하면서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세종시는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조치원 남리 폐공장인 ‘한림제지’를 문화거점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사업비 총 161억 원을 들여 오는 4월 준공 예정이다.
도시재생은 산업구조의 변화, 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함으로써, 쇠퇴한 도시를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사업이다.
한림제지 건물은 일제강점기 시기 1927년 산일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져 광복 후 삼충편물공장으로 쓰였다. 이후 한국전쟁 때는 조치원여고 임시 교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1970년대부터 2003년까지 30여 년간은 한림제지 공장으로 활용됐다. 그 뒤 폐공장으로 방치되다 시가 2017년 11개 공장 건물과 부지를 사들였다.
하지만 한림제지 문화 재생 조성사업은 혹한기 공사를 강행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시설물 대부분 혹한기 공사를 피하는 데 반해 해당 사업은 공사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른 근로자들의 방한 대책과 화재 위험, 부실시공 우려 등이 뒤따르고 있다.
우선 인부들이 추위를 견디다 못해 드럼통을 잘라내고 장작불을 온종일 피우고 있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도 이 장작불을 끄지 않고 있다. 주변은 온통 나무 자재로 싸여 있어 자칫 화재 위험성이 크다.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바람이라도 불 경우 불똥이 뛸 우려를 높인다.
영하권에 타설한 콘크리트도 흔적이 보인다. 재료 분리로 인한 곰보 현상도 부실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강추위 공사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이 들춰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감독 경황에 대해서는 미지수로 보인다.
시공과정에서 발생한 비산·먼지, 소음 등 각종 민원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림제지 주변은 원룸과 공동주택단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반해 이면 도로는 차량 교행조차 어려운 좁은 골목길이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민원은 고스란히 인근 시민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 같은 상황인데도 시는 밀어붙이기식으로 공사를 강행해 그 배경에도 의문을 사고 있다. 시민들은 “시가 얼마나 돈이 많길래 좁은 공간에 161억 원이나 들여 공사를 하느냐. 그 예산으로 공원 등 휴식공간을 만들었어야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한림제지 폐공장 문화거점 공간 사업 등이 추진되면 원도심 문화재생의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혹한기 공사와 예산 내역 등 공개와 관련해 어정쩡한 입장을 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