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상법 개정안 신중히 추진”
10대 총수 오찬자리서 ‘수위 조절’ 시사
2014-08-28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법개정안과 관련해 “정부가 신중히 검토해서 많은 의견을 청취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박 대통령은 “기업의 투명성과 경쟁력은 같이 가야 할 중요한 일”이라며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국내외에서의 노력으로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성공 뒤에는 각 기업 임직원의 노력뿐 아니라 국민들의 노력도 한 축을 이루어 낸 결과”라고 강조했다.또 “오늘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어려움을 해결해서 경기가 살아나는 방향으로 논의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현재 상법 개정안은 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감사위원 분리 선출 △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 도입 △다중 대표소송제 도입 △집행임원 선임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난 26일 법무부측에서 입법예고를 마친 상태다.그러나 재계는 이 같은 상법 개정안 논의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지배구조를 명문화하고 강제하는 곳은 찾을 수 없다”면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상법 개정안의 ‘수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향후 당·정·청 간의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 입법 과정에서 많은 고심이 있으신 것으로 안다”며 “경제민주화도 결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고 모든 경제주체가 노력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고자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이어 “정부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고 본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더불어 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일자리 창출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고용 촉진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박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기업인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제도를 만들어서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