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부서장마다 높은 칸막이…귄위주의 인식 팽배

‘소통 행정·열린 행정’ 헛구호에 그쳐

2023-02-11     오범택 기자
2022년
[매일일보 오범택 기자] “시민이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 당진에 수 놓다”

2022년 당진시 승격 10주년을 맞아 당진시청 측면에 걸린 대형 현수막 슬로건이다.

최근 당진시 김홍장 시장이 내세운 소통 행정은 헛구호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김 시장의 임기부터 부서장마다 높은 칸막이를 세워 소통이 아닌 권위의식의 ‘소통 행정·열린 행정’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부서장의 자리를 칸막이로 막은 경우가 많고, 그 높이도 지나치게 높아 도를 넘었다는 지적과 함께 시대적 요구에도 역행하고 있다.

언론홍보를 담당하는 홍보소통담당관실의 경우에도 언제부턴가 부서장 자리에 높은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여러 시정 현안에 대한 소통을 위해 방문하는 언론인들과 부서장 사이에 마음의 장벽이 되는거 같다.

청사 내 타 부서의 경우도 홍보소통담당관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소속 공무원들과 민원인, 언론인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홍장 시장의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과 맞물려 일부 부서장은 높은 칸막이 속에서 차기 시장선거 출마예정자 등에 대한 줄 대기에만 골몰하며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채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시청 일부 부서를 방문해 보면 부서장 자리의 높은 칸막이로 보이지 않아 그 안에서 게임을 하는지 잠을 자는지 알 수 없다”며 질타하고 “밀실행정을 하는 모습보다 소통행정을 보여주겠다면 이제라도 칸막이를 조정해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부서장 자리에 높은 칸막이를 설치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소 권위주의적으로 여겨지거나 불합리한 점은 시민들 눈높이에 걸맞게 시정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인근 타 지자체의 경우, 부서장 자리에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일부 설치 부서의 경우도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높이에 맞춰 투명유리로 제작 또는 그 높이가 낮게 설치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