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웹 3.0’의 그늘…게임사만 배불리나
게임사 발행 암호화폐 공시 없이 매도 가능한 제도적 허점 존재…게임 질적 하락 부른다는 비판도
2023-02-13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블록체인을 활용한 ‘돈 버는(P2E)’ 게임 열풍이 불었으나 막상 게이머들은 소외되고 게임사의 배만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암호화폐 위믹스(WEMIX)로 국내 P2E 게임의 포문을 연 게임사 ‘위메이드’의 묻지 마 식 위믹스 대량 매도 사태의 파장은 여전한 상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자사의 암호화폐이자 위믹스 플랫폼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코인 위믹스를 올해 초 공시 없이 대량 매도했다. 이 같은 대량 매도 소식에 위믹스 코인 가격과 위메이드 주가가 동시에 폭락해 코인 투자자들과 주식 투자자들 모두 손실을 입었다.
암호화폐는 회계상 ‘무형자산’으로 분류돼 코스닥 상장사라 해도 관련 내용을 공시할 의무가 없다. 현재로서는 법적 문제가 없는 셈이다. 위메이드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위믹스를 처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암호화폐 매도 시에는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제도적 허점을 위메이드가 악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메이드 측은 도의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에 “위믹스를 매각해 게임 개발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투자할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등의 해명을 내놨으나 이미 하락한 위믹스 코인 가격과 신뢰는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위메이드는 최근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으나 본업인 게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위메이드는 지난 9일 연결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3258억원으로 2020년(영업손실 128억원)과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5607억원으로 재작년 대비 344.1% 증가했으나 본업인 게임으로는 약 1000억원 밖에 벌지 못했다.
때문에 돈 버는 게임이 오히려 게임의 질을 저하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익 면만을 강조해 재미를 떨어뜨리고 게이머들이 떠나게 만든다는 비판이다.
한편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는 위믹스 코인 판매 전 공시를 의무화할 계획이라 밝혔으나 제도적 허점은 여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