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북관계 풍향보며 경평축구 카드 '만지작'

서울시향 평양 공연도 검토…일단 신중 모드로 접근

2014-08-29     김태혁 기자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최근 남북 실무회담 타결로 개성공단이 재가동 수순에 들어갔고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시가 숙원인 경평(京平) 축구대회와 서울시향의 평양 공연 개최를 신중히 추진하고 있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두 행사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으나 남북관계가 경색됐던 탓에 실질적인 추진은 불가능했다.서울시는 경평전과 시향의 평양공연이 성사되면 남북관계 개선에 활력이 될 것으로 보고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서울시 관계자는 "작년에는 워낙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북한 측과 접촉을 시도하기도 어려웠지만 최근 달라지는 상황에서 서울시도 (경평전과 시향 공연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경평전은 1929년 경성중학이 주축이 된 경성팀과 숭실학교가 주축이 된 평양팀이 서울 휘문고보 운동장에서 첫 경기를 가진 뒤 매년 한 차례 서울과 평양에서 열려온 축구 경기다. 1935년 일시 중단됐다가 해방 직후인 1946년 3월 서울에서 재개됐으나 분단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남북 교향악단의 합동공연은 2000년 8월 서울에서, 2002년 9월 평양에서 각각 열린 바 있다.서울시가 교류를 추진하려면 북측 실무자들과 접촉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통일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서울시의 다른 관계자는 "행사 주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북한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같은 곳과 만나야 한다"면서 "통일부에 북측과의 접촉에 대한 승인 요청을 시도한 적이 전무해 조심스럽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박 시장은 올해 초 당시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만나 경평전과 서울시향 평양공연 개최에 대한 협력을 당부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서울시는 지난 4월 박 시장과 정명훈 감독이 중국 베이징(深圳)을 방문했을 때 정 감독과 북측 관계자의 접촉이 있었기 때문에 서울시향 평양 공연의 성사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서울시는 이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서울시 관계자는 "작년보다 진일보한 상황은 분명하지만 대북문제 특성상 일이 꼬이면 언제든 백지화될 수 있어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박 시장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이명박) 정부 때는 우리가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할 기회가 없었다"며 "대북 관계의 긴장이 완화된다면 스포츠·예술행사·기금원조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