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화장품기업, 옛 명성 어디로
중견·신생업체에 밀려 브랜드숍 매출 줄줄이 적자
2014-08-2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1세대 원조 화장품 업체들이 과거 화려했던 명성을 뒤로한 채 맥을 못 추고 있다.1980~90년대를 주름잡던 이들이 실적악화로 고사 위기에 처하자 뒤늦게 브랜드숍에 뛰어들었지만 이마저도 진입장벽이 높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29일 업계에 따르면 1세대 화장품의 계보를 이어오던 한국화장품과 코리아나, 소망화장품은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지난 2010년 ‘더샘’을 론칭하며 뒤늦게 브랜드숍에 진출한 한국화장품은 론칭 이후에도 지속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더샘을 통해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였지만 결과는 참패.한국화장품은 더샘 론칭 첫해 영업적자 40억원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매출 703억원, 영업적자 162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폭이 4배 이상 증가했다.코리아나화장품은 멀티브랜드숍 ‘세니떼 뷰티샵’을 선보였지만 역시나 최근 4년째 영업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한 때 연매출 3400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화장품 시장을 주름 잡았지만 지난 2011년 매출 1056억원, 영업적자 6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2분기에도 매출 241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70%가량 급감했다.게다가 최근에는 오너 일가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등 악재가 겹쳐 경영난의 위기를 겪고 있다.중견 화장품기업의 몰락을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의 마케팅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이들은 1980~90년대 대표 유통채널인 방문판매 중심의 영업을 고집하면서 브랜드숍 전환에 대부분 실패했다는 것.코리아나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인 이브로쉐를 들여와 브랜드숍에 뛰어들었지만 매장을 10여개 오픈한 후 수익성이 나지 않자 사업을 중단했으며 한국화장품은 이미 브랜드숍이 포화됐다는 지적이 일기 시작한 2010년 뒤늦게 시장에 진출했다.중견 화장품기업인 소망화장품도 ‘오늘’로 브랜드숍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사업이 신통치 않은 분위기이다.소망화장품은 올해 3월 신촌점 개장을 시작으로 현재 로드숍만 10개점을 운영 중이나 현재는 저작권 분쟁에 휘말리며 출점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1세대 중견 화장품기업들의 아성이 꺾였다는 걸 반영하듯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화장품 기업별 생산규모 상위 10위권 발표에서도 이들 중견 화장품 업체들은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의 굴욕을 겪기도 했다.반면 위기를 극복하고 옛 명성을 되찾고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 중인 중견업체들도 있다.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2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여 만에 시장에 복귀한 나드리화장품은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기를 노리는 상황이며 참존화장품도 지난해 경영목표를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정하고 어느 해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소망화장품도 가수 싸이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남성화장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방판 위주에 머물렀던 1세대 업체들이 미샤, 더페이스샵 등 신생업체들이 주도한 유통채널에 뒤늦게 대응하는 등 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했던 것이 실패의 요인으로 분석된다”면서 “포화된 국내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