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은 가계’ 소비심리 한 달 만에 뚝

주택가격전망 1년9개월만에 최저 기대인플레이션 2.7%, 0.1%p↑

2023-02-22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지난 2월 소비자심리가 악화됐다. 정부가 위드코로나에서 사회적거리두기 강화로 정책을 바꾼 탓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가격전망은 하락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2일 ‘2022년 2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1.3포인트(p) 내린 103.1로 집계됐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산출한 심리지표다. 기준치 100(2003~2021년 평균치) 이상이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긍정적이고, 이하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월 반짝 상승했다가 한 달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1월에는 한달 전인 작년 12월 대비 0.6p 올랐다. 방역 조치 강화와 3차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오미크론으로 이같은 경기 회복세는 반전 국면을 맞았다. CCSI 6개 지수 중에는 5개 지수가 하락했다. 생활형편전망만 전월과 같은 96으로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현재생활형편(90), 가계수입전망(99), 소비지출전망(110), 현재경기판단(75)은 1포인트, 향후경기전망(91)은 2p 각각 떨어졌다. 향후 경기전망 CSI는 지난해 12월(88)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가계수입전망은 지난해 9월(99) 이후 최저수준, 현재생활형편도 지난해 3월(8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CCSI에 포함되지 않는 주택가격전망은 여섯 달 연속 하락했다. 아파트매매가격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고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97을 기록해 2020년 5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는 것은 향후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전달과 동일한 139를 기록, 사상 최대치로 나타났다. 가계부채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가계부채 CSI는 전달과 같은 101이다. 2020년 8월(101) 이후 최고 수준이 유지된 셈이다. 가계부채전망은 100으로 지난해 12월(100) 이후 다시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물가수준전망 CSI는 전달과 같은 152였다. 기대인플레이션은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소폭 하락했지만 2월 다시 상승했다. 향후 1년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지난 1월 대비 0.1%p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체감상승률 지표 역시 2.8%로 0.1%p 올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제품이 상승했고, 외식비, 농축산품 등 생활 체감물가 역시 많이 올랐다”며 “특히 서비스물가, 공공요금 등도 올해 인상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심리적 영향을 미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CCSI 하락세는 향후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CCSI가 하락했지만 소폭 하락에 그쳤다”며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확진자 증가 추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해외보다는 정점까지 오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대다 현재 물가가 워낙 높아서 당분간 CCSI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