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농장서, 10살 곰 도살 웅담 채취’
국민 87.1% 곰은 가축이 아니다 사육 반대"
“한의사 93.3%, 웅담 의사처방 없이 복용, 안전 심각"
2005-09-01 김윤정 기자
녹색연합이 한길리서치에 의뢰, 설문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웅담 및 웅담채취를 목적으로 곰을 사육하는 것에 응답자의 87.1%가 반대했고, 곰이 가축으로 사육될 수 있는 동물인가에 대해 74.9%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또한 국내에서의 웅담거래가 완전히 금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73.4%였으며, 응답자의 95.6%는 웅담을 구입한 적도 없고, 구입할 의사도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야생동물을 구입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58.9%)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한의사 41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웅담처방을 한 적이 없다는 대답이 대부분(93.1%)이었고, 그 이유로는 웅담 대신 처방할 수 있는 약재가 있기 때문(28%), 구하기 어렵고 비싸기 때문(27%), 멸종위기 동물의 부위이기 때문(19.3%)의 순으로 응답했다.
또한 웅담의 효능을 대치할 수 있는 다른 의약품이 있냐는 질문에는 ‘대체할 수 있다’가 29.2%, ‘효과가 떨어지지만 대체할 수 있다’가 45.2%로 대부분이 대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녹색연합이 ‘웅담 및 사육곰에 대한 인지도와 인식 조사'를 위해 설문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하여 2005년 8월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과, 한의사 4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설문결과를 통해 주목할 만한 사항은, 한국인의 보신문화가 세계적으로 비난받고 있는 것과 달리 국민들중 90%가 웅담을 산 적이 없거나 살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것이다.
또한 그렇게 응답한 사람들의 60% 정도가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정부의 곰사육 정책에 대한 반대의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다.
한의사 설문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웅담의 효능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개별 구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웅담의 효능을 대치할 수 있는 약재들이 있다는 대답은 일부 사람들의 웅담 구입이 꼭 필요한 의학적인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개별 구입하여 복용하는 것에 대한 안전성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웅담거래는 한의학이 발달한 한국과 중국을 비롯 아시아 지역에서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웅담은 소화에 관계하는 담즙을 저장하는 기관으로, 이는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귀한 약재로 다루어져 왔다.
특히 반달곰의 웅담은 해독을 통해 간을 보호하며, 피로제거제 및 신경통제로써의 약효를 발휘하는 물질로 본초강목 및 동의보감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허준이라는 한의사에 의해 저작되었는데, 이는 한국의 전통적인 '한의학'을 집대성 해놓은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따라서 '동의보감'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그 안에 서술된 약재와 치료방법은 일반대중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동의보감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전폭적인 신뢰가 기록된 바와 달리 '웅담은 곧 만병통치약' 혹은 '웅담만이 유일한 약'이라는 과장된 믿음을 갖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의 80여개 곰농장에서 1천600여 마리의 곰이 사육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 개정된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10살 이상된 곰은 도살하여 웅담을 채취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는 곰은 90%이상이 반달가슴곰이다.
한편으로 우리 정부는 천연기념물 329호로 지정되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는 한국의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개체군 복원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곰 포유류 학회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성과를 자랑하려다, 오히려 동아시아 각국에서 한국인들에 의해 행해지는 일련의 웅담 밀거래와 호랑이, 곰, 코뿔소, 사향노루 등에 있어서 주요 소비국으로 한국에 대해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정부는 올해 3월에 발표한 입장의견서(환경부)를 통해 새롭게 시행되는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거하여 체계적인 사육곰 관리와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곰농장 폐지를 약속한다고 했다.
전 세계에서 곰농장이 있는 나라가 중국과 한국 두 나라 뿐임을 감안할 때 OECD 가입국인 한국에서 사육곰 정책을 철회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고 또 시급한 일이다.
더구나 국민들 대다수가 원하는 정책이라면 정부는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는게 녹색연합의 입장이다.
녹색연합측은 “곰농장 폐지를 위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