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은행 전면 차단' 착수...EU도 '러시아 자금 조달 금지' 제재
靑 "대러 제재 동참 가능성 열어놓고 있다"
군사지원과 파병에는 "검토 안해" 선긋기
2023-02-23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미국이 러시아 은행 2곳을 전면 차단하는 등 강력 제재를 시행하고 나선 가운데, 서방 국가들도 러시아를 향한 본격적인 제재에 착수했다.
VOA(미국의소리)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행보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어제 한 행동에 대응해 러시아에 대가를 부과하기 위한 첫 번째 부분을 발표한다"며 "이는 우리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된 것이며 만약 러시아가 긴장을 고조시키면 제재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으로는 러시아 은행 2곳을 전면 차단하는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후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VEB와 방산지원특수은행인 PSB 2곳, 그리고 이들의 자회사 42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내 이들 기업의 보유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이 이들과 거래하는 것이 금지된다.
유럽연합(EU)도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외교장관 긴급회의를 열고 러시아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금지 제재를 결정했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모든 회원국 만장일치로 대러 제재 패키지 채택을 결정했다"고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에 대해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대상에는 PSB는 물론 흑해은행과 로시야 은행 등 및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 겐나디 팀첸코 등 초부유층 자산가가 포함됐다.
독일은 서방의 대(對)러시아 핵심 제재로 꼽히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1207㎞ 해저 가스관으로, 개통 시 연간 550억 입방미터의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실어나를 예정이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경제부에 지시해 인증 절차를 아예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우리 정부도 미국 등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문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요 서방국들은 대러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며 "우리로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단, 이 관계자는 "군사적 지원이나 파병은 (검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