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에 오락가락 방역 정책…등교 앞둔 학교 혼란·우려
교육부, 탄력적 학사운영 허용에 학교 부담↑학부모 걱정↑
전면등교는 3월, 방역당국 방역패스는 4월…엇박자 ‘혼란’
2023-02-24 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 서울시 성동구에 거주하는 40대 학부모 이진희씨는 최근 10살 아들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에서 ‘원격수업, 일부 등교, 전면등교’ 중 선택해 달라는 공지를 받았다. 이 씨는 ”코로나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후 등교를 제대로 하지 못한 아이가 안쓰럽다“면서도 ”아이가 백신을 접종하지 못했는데 최근 오미크론 폭증하면서 등교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수시로 바뀌는 교육부 지침, 교육부와 방역당국의 정책 엇박자도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새 학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교육부가 3월 개학 후 2주간 전면 원격수업이나 단축수업까지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재량권을 가진 학교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10대 확진자가 늘어났고 학교 내 감염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2세 미만으로 백신접종을 못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시름이 크다.
교육부는 ‘새 학기 오미크론 대응 비상 점검·지원단’을 구성하고 지난 21일 유은혜 부총리 주재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점검단은 3월 2일부터 11일까지를 ‘새 학기 적응주간’으로 운영하고 수도권 등 코로나19 변이 확진자가 집중돼 감염이 우려되는 지역 학교들의 수업 시간을 단축하거나 밀집도 조정, 원격 수업 등 탄력적으로 학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7일 교육부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2022학년도 1학기 방역·학사 운영방안’을 발표했을 당시 지역이나 학교가 통째로 원격수업에 들어가는 것은 지양하도록 하고 등교 유형을 정하는 기준으로 ‘학내 재학생 신규 확진 비율 3%’ 또는 ‘확진·격리에 따른 등교 중지 비율이 15%’라는 지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3월초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2주간은 학교장 판단으로 전면 원경수업, 일부 등교, 전면등교 선택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등교 기준을 학교 자율로 넘기면서 학교 현장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교육부가 3월 2일부터 2주간 전면 원격수업을 포함한 탄력적 학사 운영을 허용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명확한 기준 없이 학교에 학사운영 결정을 맡기면 이를 둘러싼 교원과 학부모 간 갈등이 예상된다는 이유다.
결국 학교 현장에서 갈등은 최근 늘어나는 청소년 확진과 관련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월 셋째주(13일~19일) 18세 이하 확진자는 전주 대비 2배 중가한 2만1973명이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27.3%를 차지한다. 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12세 미만에선 10만명당 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7~11세 확진자는 308.8명이고 4~6세는 328.9명을 기록했다.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탄력적 학사 운영을 허용했지만 궁극적으로 전면등교를 추진하고 있다며, 반면 방역 당국은 4월부터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라 정책의 엇박자로 혼란스럽다 지적한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교육부는 전면 대면수업을 추진하는데 방역 당국은 4월부터 청소년 방역패스를 실시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거냐“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패스는 방역상황 변화 등을 고려해 적용범위를 추후 조정해 발표하겠다“며 ”청소년 방역패스는 현장의 준비 여건 등을 감안해 시행일을 4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