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인터뷰] 김재성 신임 광업협회장 "광업은 속옷부터 반도체까지, 꼭 필요한 원자재 생산하는 필수산업”

무인화·스마트팜 등 광업계 기술개발 지속 "중소 업체와 상생 및 비용 효율화에 만전"

2022-02-25     최지혜 기자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석회는 속옷부터 반도체, 심지어 식품까지 일상의 모든 물건의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원자재입니다. 그런데도 산업계 전반에 필수적인 원자재를 생산하는 광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변화시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25일 신규 취임한 김재성 한국광업협회 30대 회장이 짚은 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태영이엠씨 대표이자 올해부터 한국광업협회를 이끌 김 회장은 광업에 대한 인식 변화와 산업의 발전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1918년 설립된 한국광업협회는 지난 100여년간 광업계의 결속과 복리증진을 위해 활동한 사단법인이다. 협회사로 포스코, 한화, 볼보그룹코리아 등이 있다. 김 회장은 광업에 대한 인식 제고와 국내 광산업의 효율적인 발전을 목표로 협회를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 한국광업협회 올해 1호 목표, 정부 예산 유치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취임식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광물은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원자재임에도 불구하고 광업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은 긍정적이지 않다”며 “광업계가 겪고 있는 대다수의 어려움은 환경에 부정적이고 위험한 산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광업 종사자는 약 1만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업체 수는 약 350여개에 불과하다. 이는 농업(6만여명)과 어업(9만여명) 등의 1차 산업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다. 이에 정부는 광업 발전 관련 예산을 한국광해방지공단에 할당해 운영 중이다. 김 회장은 “1차 산업으로서 광업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중요성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크지만 부정적 인식과 비교적 종사자가 적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정식으로 정부의 정기적인 예산을 유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협회의 가장 큰 목표는 사단법인으로서 정부의 예산을 정식으로 유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예산 유치에 성공하면 협회가 협회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지원의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산 개발에 대한 지역민들의 님비(NIMBY) 현상을 막기 위해 산업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협회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작업을 위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광업은 지난 100여년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먼지와 소음 등의 문제를 개선한 상태”라며 “광산 개발을 통해 얻는 면적을 활용하기 위한 스마트팜 기술과 안전관리를 위한 무인화 시스템 등이 R&D(연구·개발) 및 도입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 “광업은 오래 걸리는 만큼 결과물 값진 산업” 광업은 호흡이 긴 산업이다. 광산을 개발해 광물을 손에 넣기까지 10년 이상 장기간의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업계가 요구받는 절차도 수십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치적 기조가 변화하면서 사업에 난항을 겪는 경우도 있다. 김 회장은 “긴 흐름을 거치는 원자재 사업의 경우 자연자원에서 원물을 채굴하기 전후로 주민 동의와 법적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치적 기조의 변화로 제재가 강화되거나 원자재 관련 정부의 해외 자원에 대한 방침이 변화하면 사업도 혼선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투자를 거쳐 사업이 완성되는 광업 특성을 고려해 정부의 꾸준하고 안정적인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며 “광업은 수익이 창출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들지만 그 결과물 역시 값진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 광업협회 “상생·효율화에 만전 기할 것” 김 회장은 광업계의 발전을 위해 협회의 공적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익 창출까지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업계 상황을 고려해 공유경제 체제를 구축하고 원자재 공동구매도 추진키로 했다. 김 회장은 “광산 개발에 사용되는 장비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이중 대다수가 10억원이 넘는 고가”라며 “그러나 일부 장비는 사업 과정에서 단발적으로 사용돼 10회 미만 사용을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요 장비가 아니지만 법적 절차 등을 이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 협회가 장비를 소유하고 필요한 업체에 대여하는 공유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광산 개발에 사용되는 무연탄과 유류 등의 원자재를 협회에서 공동 구매함으로써 비용 효율화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와 협력을 통해 원자재를 공동구매하는 규모의 경제도 구축하려 한다”며 “장비 공유와 원자재 공동구매가 현실화되면 비용압박을 크게 받는 중·소규모 광업 업체들과 상생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을 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광해방지비용 합리화와 산림복구비 개선에도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해비용은 광산 개발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다. 김 회장은 “광해비용의 경우 현재 광해관리공단에서 70%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과도하게 측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협회는 광업계 지원에 사용되는 공단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