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흑자전환에도 위태로운 수출전선

원자재 급등에도 환율효과로 수출 증가…수출 채산성은 악화 추세 3월 러-우크라 전쟁 사태, 대러 경제제재 영향 가시화 전망

2022-03-02     이재영 기자
부산항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2월 무역수지 흑자전환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3월 먹구름이 잔뜩 껴 있다. 미국과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 간접효과에다 한국도 제재 동참키로 해 직접 수출 감소요인도 존재한다. 환율효과로 수출가격은 상승세이나 물량은 부침을 겪고 수출마진도 위축되는 흐름도 나타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 사태가 2월 수출환경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월말로 갈수록 상황은 나빠졌다. 정제마진은 월말까지 소폭의 상승세가 나타났으나 산업의 쌀인 화학소재는 에틸렌이 약세지만 프로필렌이 강세를 보이는 등 제품별로 마진 추이가 들쭉날쭉하다. 전방 수요산업이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인한 제품가 인상분을 수용하는 수준에 업종별로 차이가 발생했다. 그 중에서 주요 수출 산업인 자동차나 전자제품향 화학소재 마진은 약세가 두드러졌다. 2월 수출이 20.6%, 수입이 25.1% 증가해 무역수지는 8억4000만달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우크라 사태 및 관련 대러 경제제재가 월 끝자락에 불거진 만큼 직접적 영향은 미미했던 듯 보인다. 대 러시아 수출이 전체 73%를 차지하는 대CIS 수출은 2월 13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5.6%나 증가했다. 각 업종도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따른 수요 확대 효과가 원자재값 부담을 완충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수출이 늘어난 데는 환율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금액이 20.6% 성장한데 비해 수출 물량은 3.7% 증가에 그쳤다. 2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98.3원으로 작년 2월 1111.7원에 비해 급등했다. 작년 12월 1056.7원에 비하면 상승 폭이 100원을 훌쩍 넘었다. 현재 환율은 1200원대다. 이처럼 높은 환율은 수출에 유리하지만 원자재값 상승 부담을 부추긴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0만명을 넘긴 상태에서 물가 상승은 내수 부담도 키운다. 3월에는 우크라 전쟁 사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과 서방의 대러 스위프트 제재 등 강력한 금융 규제는 환율 변동폭을 확대시킬 전망이다. 조선산업 등 기업들의 러시아 사업 대금 수령 등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도 우려되고 있다. 한국도 대러 제재에 동참하기로 해 물리적으로 수출이 줄어들 요인도 생겼다. 정부는 전략물자에 대해서 정부의 수출통제 허가 심사를 강화해 대러 수출을 차단하기로 했다. 비전략물자도 조치 가능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로 인해 반도체 등에 대한 대러 수출은 제한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애플, BP, 셸, GM, 할리데이비슨 등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 합작 프로젝트 중단, 제품 판매 중단 등을 선언하며 자발적인 탈러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현지 언론은 역내 현대차 공장이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가동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로 일시 가동 중단했다며 대러 제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 LG 등도 국제사회 시선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앞서 한국무역협회가 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 2월 초순 수출입 기업 CEO 10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수출입 거래가 위축되고 환율 변동성 리스크가 발생하며 물류난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또한 금융 제재에 따른 결제 리스크와 원자재 및 수입품 수급난도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