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 추돌사고 “기관사 잘못” vs “시스템 문제”

코레일-노조 엇갈린 주장…‘수익 최우선’ 민영화가 부를 대형 사고 전초전?

2014-09-01 조용국 기자

[매일일보] 지난달 31일 대구역에서 발생한 열차 추돌사고가 이틀간의 복구 작업으로 1일 오후 정상화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놓고 코레일과 노조가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면서 조사 결과와 사후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레일 측은 “사고조사가 마무리되는 데로 입장을 밝히겠다”며 언급을 자재하면서도 31일 오후 3시경 기자회견에서는 “무궁화호 열차의 기관사가 신호를 무시하고 출발했다”고 밝혀 사고의 원인이 기관사의 무리한 운행에 있다는 듯한 입장을 시사했다.반면 코레일 민주노총 철도운수노조 대구역지부(이하 노조)는 “열차 승무원들을 순환근무 시키면서 제대로 교육을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며 “수익을 최우선시하는 철도 민영화가 부르게 될 사고의 전초전”이라고 주장했다.노조에 따르면 대구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1번 레일에서 KTX 출발을 기다리던 무궁화 1204호 승무원(여객 전무관)이 1번 신호기와 2번 신호기의 신호를 오인해 무궁화호 열차에 출발 신호를 보냈다고 한다.이에 출발 신호를 받은 무궁화호 기관사가 열차를 출발시켰고 이후 옆 레일로 달려오는 KTX 열차에 추돌했다는 것. 다른 역에서는 신호기가 자동으로 작동되지만 대구역에서는 대구역관제센터의 통제로 수동조작하고 있다고 코레일은 밝히고 있다.모든 열차에는 기관사 1명과 승무원 1명이 탑승하는데, 이 승무원은 여객 전무관으로 기차의 출발 신호 등을 기관사에게 알려주며,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데, 노조 측은 여객 전무관의 역할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노조 관계자는 “코레일이 그동안 열차 승무원의 업무를 가볍게 보고 기차역의 부역장과 순환근무를 시키면서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면서 “열차 승무원이 아닌 다른 업무의 직원들로 대체근무를 시키면서 최소 50시간에서 10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형식적인 교육만 시켰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특히 “문제는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기관사와 함께 다니면서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무자격자인 대체 근무자가 신호기 상태 등을 충분히 점검하지 않고 열차 승무에 투입돼 발생한 인재”라고 강조했다.실제로 해당 승무원은 대체근무투입자로 코레일 대구본부 안전처에서 근무했을 뿐 열차 승무원으로는 2006년 이후 근무하지 않다가 최근 3·4회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추돌사고 승무원은 10여년의 열차승무 경험을 갖고 있어서 열차승무에 적격한 자격을 갖춘 직원인데 사고를 빌미로 노조가 부당한 주장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승무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충분한 교육을 시행해 대체근무를 시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한편 사고 조사를 맡고 있는 국토부는 코레일 철도 운영과 업무절차, 업무관행의 문제, 현장 종사자의 안전의식과 기강문제 등 안전관리전반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