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고구마의 장점 고루 갖춘 ‘호풍미’

당도 높고 육질 부드러워… 외관 상품성, 가공 적성도 우수

2022-03-04     전승완 기자
호박고구마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맛 좋고 병에 강한 새로운 호박고구마 ‘호풍미’가 보급된다. 농촌진흥청은 기존 호박고구마인 ‘풍원미’와 ‘호감미’를 교배해 만든 품종 ‘호풍미’의 특성을 4일 소개했다.

‘호풍미’는 조기재배 시 생산량이 많고, 덩굴쪼김병과 뿌리혹선충에 강한 ‘풍원미’와 당도가 높아 맛이 좋고 더뎅이병에도 강한 ‘호감미’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단맛이 강하고 외관 상품성이 우수해 식용으로 재배하기 좋을 뿐만 아니라, 수량이 많고 말랭이 가공 특성도 우수해 식품 가공용으로도 적합하다.

고구마 껍질은 빨강색, 육색은 연한 주황색이다. 구웠을 때 당도가 32.7브릭스로 높고, 식미는 ‘호감미’와 비슷하며 육질이 부드럽다. 면역력 향상과 피부 건강, 시력 보호에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 함량(19,590µg/100g dw)은 ‘호감미’ 보다 43.6% 많다.

말랭이 관능평가 결과, ‘호감미’와 외래 품종 ‘베니하루카’ 품종보다 색상, 식미, 식감, 종합기호도가 우수했다. 또한 9개월 이상 장기간 저장해도 덩이뿌리(괴근) 부패와 내부 공동화(내부에 구멍이 생기는 현상)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연중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2∼3개월로 짧은 말랭이 가공용으로도 적합하다.

이밖에도 조기재배 할 때 상품성 있는 고구마 생산량이 헥타르(ha)당 34.4톤으로, 다수성 품종인 ‘풍원미’ 보다 9%가량 많다. 보통기에 재배할 때도 헥타르당 34.0톤이 생산돼 ‘풍원미’ 보다 20%, ‘호감미’ 보다 14% 많다.

고구마의 평균 무게는 140.3g, 한 줄기당 고구마 개수는 4.1개로 ‘풍원미’(2.9개), ‘호감미’(3.2개) 보다 상품성 있는 고구마를 많이 수확할 수 있다.

‘호풍미’를 150일 재배할 때 상품성 있는 고구마 생산량은 헥타르당 57.8톤으로, 120일 재배보다 37% 많았다. 가공용으로 ‘호풍미’를 재배할 경우 재배기간을 150일 이상 늘리면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호풍미’의 빠른 보급을 위해 전남 해남, 영암, 당진과 인천광역시 강화 등 호박고구마 주산지를 대상으로 신품종 이용촉진사업을 추진하고, (사)한국고구마산업중앙연합회와 공동으로 시범재배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이달부터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시군농업기술센터, 민간 육묘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해, 오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사)한국고구마산업중앙연합회 김남익 회장은 “병에 약해 재배하기 어려웠던 일본 호박고구마 품종을 ‘호풍미’가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연합회에서도 외래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송연상 소장은 “일본이 품종보호권을 강화해 나가고 있어, 앞으로 외래 품종 재배로 인한 사용료 지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호풍미와 소담미, 진율미 품종을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해, 국내 고구마 품종 점유율을 2025년 50%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