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게임] K-게임 일으킨 김정주, 별이 지다
2023-03-04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한국 게임업계의 거장인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이사가 별세했습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지주사 NXC가 지난 1일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알렸습니다.
그는 온라인 게임으로 대표되는 한국 게임업계를 일으킨 인물로 평가 받습니다. 김 이사는 일반인들에게 온라인 게임 개념이 생소했던 1994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창업한 넥슨을 불과 몇 년 만에 국내 게임업계 정상을 다투는 게임사로 키워냈습니다. 넥슨은 2000년대 초부터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함께 국내 3대 게임사 ‘3N’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김 이사는 1991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학위, 199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과에서 석사학위를 각각 받았습니다. 그는 1994년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착수했으며 같은 해 넥슨을 창업했습니다. ‘바람의나라’는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기네스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이사는 창업자이면서도 2005년 6월 최고경영자(CEO)로 나서기 전까지 10여년간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는 대표 취임 1년 반도 되지 않은 2006년 11월 넥슨 지주사인 넥슨홀딩스(현 NXC) 대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NXC 대표에서 이사로 물러났습니다.
그의 별세 소식에 각계에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님의 명복을 빌며, 슬픔에 잠겨 계실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넥슨의 임직원, 게임업계 종사자, 벤처기업인들, 그리고 김정주 창업자님이 좋아하셨던 어린이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1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며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김 대표가 85학번, 고인이 86학번으로 막역했던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넥슨, 엔씨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 ‘3N’으로 불리는 넷마블의 창업자 방준혁 이사회 의장도 김정주 창업자의 부고에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방 의장은 “고인의 개척자적인 발자취는 우리에게 큰 족적을 남겼다”며 “항상 게임업계의 미래를 고민하며 걸어온 고인의 삶에 깊은 애정과 경의를 표하며, 오랜 게임업계 동료로서 무한한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대표 출신인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페이스북에 “업계의 슬픔”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은 오랜기간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 아무 걱정없이 영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