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기고] 보령해저터널은 개통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은 최고의 교통 인프라의 확산이라 할 수 있다. 충남 안면도와 대천항을 잇는 서해안의 관광지도를 바꿀 정도로 획기적이다. 터널 길이만 거의 7km에 달해 국내 최장 해저 터널로 꼽힌다. 자동차로 1~2시간이 걸릴 거리를 단 10분이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교통인프라 효과가 극대화된 사례라 할 수 있어서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됐다.
문제는 최근 이륜차 운전자들이 보령해저터널을 통과할 수 없어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충남 지역 이륜차 운전자 54명은 충남 보령경찰서장을 상대로 통행금지 처분 취소 청구 소장을 대전지법에 냈다. 보령해저터널은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일반 국도인 만큼 법적으로 이들의 통행을 막는 것은 과한 조치라는 의견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륜차 산업과 문화는 국내 시장의 심각한 억제 조치로 이미 무너진 지 오래다. 정부나 국회도 이륜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크다보니 아예 접근조차 안 하고 그냥 사각지대에 방치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이다. 국내 이륜차 산업은 다른 자동차 산업 발전에 비해 매우 낙후돼 예전의 두 개의 이륜차 제작사는 주인이 여러 번 변하면서 이름만 남아있고, 최근 관심이 높아진 전기 이륜차의 경우도 중국산 이륜차가 판을 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륜차 문화 관련 내용은 더욱 심각하다. 이륜차 사용신고 제도부터 정비제도, 검사제도, 보험제도의 심각성은 물론이고 폐차제도조차 없어서 완전히 방치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최근 배달업 확산으로 인한 이륜차 배달업이 성황 중에 있고, 이로 인한 무분별한 운행과 사고의 급증도 문제가 심각하나 근본적인 원인은 앞서와 같이 이륜차 산업과 문화를 방치한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륜차 분야는 선진형 출구 전략이 아닌 오직 규제만 있어서 여론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으로 더욱 악조건으로 변하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륜차에 관해선 통행금지 표지판만 난무하는 형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할 수 없는 유일한 국가다.
물론 지금과 같이 배달용 이륜차의 도로 진입에 문제가 있지만, 최소한 극히 일부분인 고배기량 중심으로 자동차 등록제로 바꾸어 진입을 허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모니터링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령해저터널 조차 자동차 전용도로도 아닌 상황에서 일방적인 통행금지는 심각도를 넘어 권리 박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는 이전에도 이륜차로 단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이상이 걸리면서 돌아가는 사례는 매우 많다고 할 수 있다. 심각한 규제이고 형평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이륜차 운전자는 등록제가 아니면서도 각종 자동차 세금이나 책임보험 등이 의무화돼 있으나 정작 책임만 부여하지 권리는 주지 않는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규제 중심보다는 네거티브 정책으로 긍정적인 인식 확산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당장 해당 경찰청은 통행을 허용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비용을 내는 지역의 경우는 이륜차도 통행세를 내면 되고, 안전운전 지역의 경우는 안전 교육을 하여 교통사고 등을 미리 예방하는 조치를 취하면 된다. 권리를 부여하는 대신 엄격한 단속으로 각종 조치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