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진화하는 대한민국 밤문화
‘이유있는 변신’ 나선 유흥가의 ‘2% 채우기’
유흥업소가 웰빙스타일로 진화하고 있다. 웰빙바람의 여파로 지난해 말 남성들을 대상으로 피부관리와 손발톱관리, 모공관리 등을 서비스 해 주는 남성전용 뷰티샵까지 등장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여기에 착안한 유흥업소들이 이런 웰빙 뷰티샵 서비스를 접대서비스와 함께 실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스포츠 마사지샵’, ‘남성전문 피부클리닉’ 등과 같은 간판을 내건 업소들이 바로 그곳이다. 이들 업소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유흥문화에 2% 부족함을 느꼈던 고객들은 유흥업소에서 이 같은 서비스가 실시되자 기다렸다는 듯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 이 업소들은 평일에도 예약이 밀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과연 무엇이 남성들을 이토록 열광케 하는 것일까. 웰빙과 유흥이 절묘하게 만나는 그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마사지클럽’ ‘스포츠 마사지샵’ ‘피부클리닉’ ‘스트레스 클리닉’ 이같은 업소명을 보면 언뜻 다른 업종인 듯하지만 실은 모두 같은 내용을 취급하는 업소다. 이런 업소들은 모두 마사지 등과 함께 유사성행위를 서비스 해주는 속칭 ‘대딸방’인 것이다.무한변신 나선 ‘대딸방’
하지만 예전의 대딸방과는 서비스가 확연히 구별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의 서비스에 웰빙서비스를 업그레이드 시킨 것. 기존의 대딸방은 마스터베이션과 구강성교 등 유사성행위서비스로 일관한 반면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이들 업소는 서비스의 절반이상을 웰빙서비스로 채워 넣고 있다.
특히 강남의 업소들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럭셔리 서비스’를 표방하며 최고급을 지향하고 있는데, 각종 내부인테리어와 설비면에서 지금까지의 값싼 대딸방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외국에서 도입된 퓨전마사지샵’이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운 서울 강남의 한 업소를 찾아가 보았다.
평일인 화요일 밤11시임에도 불구하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카운터의 여종업원이 예약여부를 먼저 물어왔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하자 여종업원은 “새벽 3시 이전까지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기 때문에 이용이 불가능하다”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얼핏 대기실 안을 들여다보니 대기자들이 널찍한 대기실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유흥 업소의 끝없는 진화
여종업원은 “일부 손님들의 경우 미용서비스를 더 길게 받고 싶어 하기도 한다”며 “솔직히 마사지는 전문가들이 하는 게 아니라서 손님들의 만족도가 낮다. 하지만 미용서비스는 아가씨들 모두 피부관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손님들이 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영업하면서 미용서비스를 거부하는 손님은 못봤다”며 ”미용서비스를 도입하고 난 뒤부터 손님들이 3배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업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또 다른 업소를 찾았다. 실내 인테리어가 매우 고급스러운 이곳 역시 예약 손님이 꽉 차 있었고 대기실도 만원이었다. 고객을 가장하고 대기실에 있는 이들과 대화를 나눠 보았다. 이날 직장 동료 두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송 아무개(36)씨는 “전에 이곳을 한번 와 봤는데, 이런 곳에서 미용서비스를 받아보니 기분이 색다르고 좋았다”며 “여기는 손발톱관리도 해 주는데, 아가씨들이 마치 자기 몸인 것처럼 섬세하게 신경써줘서 좋다”고 말했다. 또 송씨는 “미용서비스를 전문가가 해주면 좋겠지만 애인이 해 주는 것처럼 서투른 것이 오히려 더 묘한 자극을 준다”며 “일반 서비스만 해 줄때는 끝나고 나서 늘 왠지 찜찜했는데, 미용서비스를 같이 받으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다”며 웃어 보였다.또 다른 손님인 김 아무개(33)씨에 따르면 어떤 서비스를 얼마나 받느냐는 전적으로 손님하기에 달려있다. 예전부터 가끔씩 대딸방을 찾곤 했다는 김씨는 최근 업그레이드된 대딸방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김씨는 “아가씨들로부터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받느냐는 주로 초이스보다 고객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다르다”며 “직업여성들이 아니라 일반여성들이 서비스하다 보니 아가씨들 마음에 들면 피부관리부터 두피마사지, 손?발톱 정리 뿐 아니라 성관계도 가질 수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는 둥 마는 둥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대기실에서 이야기를 마치고 카운터로 가 잠깐 룸을 보고 싶다고 부탁했다. 손님이 빠지고 들어가는 짧은 틈을 타 룸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방안에는 고급스러운 침대와 샤워실이 갖춰져 있었고 침대를 중심으로 한 천정과 좌우 3면에는 대형 거울이 설치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조명도 간접조명을 써서 은은하게 실내를 밝히고 있었다.다음날 서울 근교에 위치한 경기도의 한 업소를 찾았다. 이 업소는 입구에 ‘남성피부관리샵00’이라고 씌여진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이번에는 전날보다 조금 이른 시각인 8시경에 업소를 찾아가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예약이 줄줄이 이어져 있어 늦은 저녁인 12시가 넘어야 자리가 난다는 것이었다. 이 업소도 강남의 모 업소와 마찬가지로 러닝타임 1시간에 30분은 미용서비스, 30분은 유사성행위 서비스였다.서비스 ‘업그레이드’ 나선 업소들
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같은 ‘토킹마사지클럽’을 선호하는 이들의 의외로 많다. 때문에 업소들은 나름대로 다방면으로 고정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아가씨들에게 대화요령 따위를 교육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