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투자 늘리는 대만 파운드리사…TSMC이어 UMC까지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 1·3위 TSMC, UMC 공격적 시설 투자 "첨단 기술 발달로 반도체 수요 지속 증가…공급 과잉 없을 것"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파운드리사들이 시설 투자 늘리기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 1위 대만의 TSMC는 올해 420억달러(약 51조7566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3위 UMC는 50억달러(약 6조325억원)를 들여 싱가포르에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혹독한 겨울'이 예상됐던 올해 반도체 시장에 오히려 '봄바람'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자기기 수요가 증가한 데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폭증세에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 설비투자액이 지난해보다 23.7% 증가한 1904억달러(약 235조23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반도체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3% 감소한 1025억달러(약 126조3000억원)였지만, 2020년부터 최근까지 줄곧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TSMC는 이미 지난해 2월 일본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 연구개발(R&D) 거점 신설을 발표했다. 이어 11월에는 구마모토현에 파운드리공장을 건설한다고 알렸다. 총 1조엔(약 10조3600억원) 규모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에 우선 공급된다.
UMC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싱가포르 신공장 건설 승인 계획을 발표했다. 새로 지어지는 공장은 2024년부터 월 3만장의 12인치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해당 생산라인에서는 22~28나노의 레거시 반도체가 생산될 전망이다.
UMC는 대만 신주와 타이난, 중국 쑤저우, 싱가포르 등지에서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7나노 미만의 고성능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극심한 수급난을 겪고 있는 부품들이다. 특히 PMIC와 MCU 칩 모두 부품난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 10나노 이상의 레거시 반도체 부문에 극심한 수급난이 발생하면서 파운드리 업계는 그간 주로 생산해오던 8인치 웨이퍼가 아닌 12인치 웨이퍼 공장 증설로 전략을 바꿨다. 8인치 웨이퍼보다 12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면 한 번에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2분기에서 2024년 사이에는 그간 8인치 웨이퍼로 주로 생산됐던 레거시 반도체도 12인치 웨이퍼 중심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주요 파운드리 업체는 2025년까지 12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연평균 10%씩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