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자영업자의 봄은 올까
[매일일보 유현희 기자] 코로나 시대 2년여 동안 자영업자는 신음했다.
방역을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모임인원수와 영업시간에 제한을 둔 탓이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방역 정책에 적극 동참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이 와중에 오른 최저임금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빚더미에 앉거나 폐업을 선택한 이들도 여럿이다.
이미 신규 확진자수가 20만을 넘어선 시점에 정부는 지난 4일 또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했다. 오는 20일까지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은 모임인원은 6명으로 기존 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영업시간만 밤 11시로 한 시간 늘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발표 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하루 30만을 넘어섰고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일찌감치 위드코로나를 선언한 국가들은 이미 ‘탈(脫)마스크 시대’가 도래했다. 코로나19 초창기만해도 전 세계가 ‘K-방역’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장기화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소비자들에겐 피로감을 자영업자들에겐 생계의 위협으로 작용했다.
이 시점에서 정부에 묻고 싶다.
‘코로나19가 정점을 향해 치닫는 상황에서 굳이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이 필요했을까.’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사회를 통제하면 오히려 적잖은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취임 초기대비 집값은 두 배 이상 폭등했다.
방역도 마찬가지다. 초창기 빗장을 걸어잠그며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를 늦추는 듯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대한민국은 위드 코로나를 도입한 국가보다 인구대비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누적확진자다. 언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집할 것인가. 부동산에 이어 방역까지 실패한 것이면 족하지 않은가.
더 이상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무의미하다. 정부는 골목상권을 살리겠다고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을 거듭해왔다. 현재도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의무휴업을 복합쇼핑몰과 식자재마트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보다 강력한 규제가 담긴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자영업자를 살려야한다는 명분은 이해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유통 대기업의 희생이 수반돼야하는지 의문이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인근의 로드숍마저 고객의 발길이 끊긴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대신 자영업자와 전통시장을 찾지 않았다. 그들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을 선택했고 코로나시대를 거치면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된 탓에 온·오프라인간 격차는 더 커졌다.
유통산업발전법이 유통 대기업의 족쇄가 됐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영업자를 절망케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은 정부가 목 놓아 부르짖던 자영업자 살리기와는 배치되는 정책이다. 방역 앞에서 자영업자마저 외면한 셈이다.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윤 당선자는 그동안 공약과 유세를 통해 규제 완화를 시사해왔다. 오는 5월 계절의 여왕이자 봄이 무르익을 때 윤 당선자가 취임한다. 따뜻한 봄날이 자영업자와 유통기업에게 펼쳐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