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인터뷰] 카뱅 하경태 “중저신용자 신평 고도화”

“올해 말 중·저신용대출 잔액비중 25% 목표”

2023-03-14     김경렬 기자
하경태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은 의욕이 넘친다. 하경태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 팀장은 매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올해 말 중·저신용대출 잔액 비중을 25%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전했다. 대출 성장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와 대안정보 활용범위 확대를 통해 중·저신용자나 금융이력 부족 고객을 늘려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올해 목표 잡은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17%)의 두 배에 달하는 비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규고객이 전체의 90.6%를 차지했다. 2020년 말 신규고객 비중(4.1%)에 비하면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셈이다. 하경태 팀장은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 고객에게 공급한 무보증 신용대출 규모는 전년 대비 3.7배 증가했다. ”며 “전체은행권 중에서 카카오뱅크가 차지하는 중·저신용 대출 취급 건수 비중은 작년 1월 1% 수준에서 12월 40%로 도약했다”고 전했다. 대출 고객 확대는 CSS 고도화가 효자노릇을 했다. 카카오뱅크의 CSS는 은행 내 여러 팀들과 협업한 결과물이다. 하경태 팀장이 이끄는 신용리스크모델링팀과 빅데이터분석팀을 합치면 총 20여명 정도의 인력이 개발을 진행했다. 하경태 팀장은 “빅데이터플랫폼팀은 모형개발에 필요한 가명정보 결합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협업하고 있고, 여신심사개발팀에서는 신용리스크모델링팀에서 개발한 CSS모형이 차질없이 운영 환경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전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밖에도 개인정보보호팀 등에서 업무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경태 팀장은 카카오뱅크만의 CSS 경쟁력을 “기존 신용평가에 활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6월 새로운 CSS를 출범해 실제 신규 대출 심사에 활용했다. 해당 CSS는 약 4년간 누적된 대출 데이터와 통신사 정보 등을 토대로 마련됐다. 중·저신용자 및 금융이력부족자(씬파일러)에게 적용할 수 있는 특화된 신용평가모형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새로운 CSS를 활용해 중·저신용 대상 대출 상품 ‘중신용플러스대출’과 ‘중신용비상금대출’을 선보였다. 그룹 안팎 인프라를 통해 CSS의 차별성은 뚜렷했다. 하경태 팀장은 “카카오뱅크는 영업개시 시점부터 카카오택시, 카카오선물하기 정보를 고객동의하에 수집해왔고, 이를 기존 신용평가모형에 가점형태로 반영했다”며 “현재도 간편결제·송금정보를 보유한 카카오페이, 교보문고 등 다양한 회사와 협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도화한 CSS는 카카오뱅크의 건전성 제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CSS를 통해 신용점수 820점 이하 중·저신용 고객과 금융이력부족 고객 심사에 변별력을 높였다. 하경태 팀장은 “2021년 6월 이후 월평균 중·저신용 대출 취급액은 신규 신용평가모형 적용 전에 비해 9배 이상 증가했다”며 “특히 그동안 취급실적이 미미했던 신용점수 500점대(KCB기준) 고객으로까지 신규대출 취급이 확대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혜택을 늘려갈 계획이다. 유통, 도서, 자동이체 정보 외에 최근에 구독서비스 활용이력에도 집중해 세밀한 신용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실제로 데이터 분석이 입수까지 연결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다. 하경태 팀장은 “정부에서도 2020년 8월 데이터 3법을 통과시키면서 가명정보 결합 등 데이터 활용 및 분석의 길을 열었지만, 근본적으로 원천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들이 자사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는 아직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에 카카오 계열사 정보, 도서구입 정보, 자동이체 정보 등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4분기에는 타 금융기관 중·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환 신용평가 모형을 내놓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