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감춰지는 성조숙증,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요구되는 질환

인천송도 미소어린이병원 성장·성조숙클리닉 박지선 원장 우리 아이, 봄바람과 함께 벌써 사춘기가 온 걸까요?

2022-03-16     미소어린이병원 박지선 원장
사진=
[매일일보] 기분 좋은 봄바람이 살랑이는 계절이 왔다. 지난 2년이 넘는 시간, 지독한 팬더믹(Pandemic)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는 나의 아이들 그리고 진료실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환아들과 그들의 부모님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과 알 수 없는 전우애가 샘솟는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난 시간 계절별로 호발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의 유행 판도를 바꾸어 놓기도 하였지만, 소아 내분비 의사인 내게는 현실적으로 비만 및 성조숙증 환아를 많이 마주하게 하는 중요한 간접적 요인이 되어주기도 하였다. 진료실에 앉아서 여러 환아들과 부모님을 만날 때면 특히나 비만과 성조숙증의 상관 관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곤 한다. 비만은 성조숙증을 유발할까? 성조숙증은 여아에서 만 8세 이전, 남아에서 만 9세 이전에 2차성징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여아의 2차성징은 유방 발육, 남아의 2차성징은 고환 크기의 증가로부터 시작된다. 여아의 경우, 대개 초등학교 1-2학년 사이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부모님들에 의해 빠르게 인지되어 병원에 내원하게 된다. 그러나 남아의 경우, 고환 크기 변화를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되지 않거나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과거 연구를 통하여 여아에서의 성조숙증 유병률이 남아에 비하여 5-1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성조숙증 클리닉을 내원하는 환아는 일반적으로 여야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팬더믹 상황에 따른 비만 유병룰의 증가와 더불어 성조숙증 클리닉을 방문하는 남아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비만과 성조숙증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여러 국가에서 많은 데이터(Data)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연구 결과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여아의 경우 비만과 성조숙증의 연관성이 비교적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져 왔고 남아의 경우 확실한 연관성에 대한 기전이 아직까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비만은 성조숙증 뿐만 아니라 사춘기 시기에 발생할 수 있는 기타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므로 여아와 남아 모두에게서 비만에 대한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체구성 비율에 있어 지방이 지나친 비율을 차지하게 되는 비만의 경우, 이차성징을 동반하지 않고도 빠른 골 성숙을 야기하여 최종 성인 키의 감소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우, 성조숙증을 진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황체호르몬 및 여포자극호르몬의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부모님들의 생각과 다르게 주사를 이용한 사춘기 지연이 아닌 절대적인 체중 감량 및 적정 체중 유지가 키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를 요하는 진짜 성조숙증이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른 시기에 이차성징이 나타나면서 급격한 사춘기의 진행 속도를 보이는 경우 원인에 대한 적극적인 감별 및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성조숙증은 빠른 골연령 증가에 따른 최종 성인 키의 감소, 심리사회적 문제나 행동 문제 등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요구되는 질환이므로 아이에게서 또래보다 이른 사춘기의 징후가 보인다면, 소아내분비의사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것을 권유한다. 다음 편 칼럼에서는 성조숙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