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자금 의심’ 동아원 등 압수수색

檢, 비자금 유입·재산 분산·국외도피 의혹 포착

2013-09-02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 2일 검찰이 전두환씨 일가 비자금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인 동아원(구 동아제분)과 관련 업체, 관련자 자택 등 11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 자녀들에 대한 비자금 유입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수사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등 60여명을 동아원 이희상 회장의 집무실 등 해당 장소로 보내 컴퓨터 하드 디스크와 내부 문서, 각종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이희상 회장은 전씨 삼남 재만씨의 장인으로, 동아원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국에 걸쳐 제분·와인·육류 수입업체 등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재만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 회장과 와이너리(와인 양조장)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와이너리는 지난 6월 미래창조과학부가 개발되지도 않은 ‘스마트와이너리시스템’ 기술을 창조경제 사례로 홍보한 것이 물의를 일으키면서 세간에 알려졌다.검찰은 공동으로 추정가치 1000억원대에 달하는 와이너리 매입자금 중 일부가 아버지 전씨의 비자금일 것으로 의심하고 와이너리 매입자금 출처와 내역 등을 추적 중이다.재만씨는 1996년 이 회장의 장녀 은혜씨와 결혼한 이후 이 회장으로부터 ‘결혼 축하금’ 명목으로 160억원 규모의 채권을 넘겨받았다.그해 검찰은 전씨 일가 비자금 수사 과정에 “채권 중 114억의 실소유주가 전두환씨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법원은 이 회장 측의 “국채는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53억9000만원만 과세해 논란이 된 바 있다.재만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 주택가에 100억원대 빌딩도 소유하고 있다. 재만씨는 이 빌딩을 1996년 11월 준공하고 1997년 1월 등기했다. 당시는 아버지 전씨가 법원의 추징금 확정 판결을 받은 때여서 ‘추징 회피’ 목적으로 일시적 소유권 이전을 하는 재산 분산이라는 의혹이 있었다.재만씨는 1998년 1월 이 빌딩을 팔았다가 다시 2002년에 되사들였다. 이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로 현재는 상업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건물 용도에 따른 구분상 준주거지역에 위치해 있다.재만씨의 아내 이윤혜씨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시가 약 25억원의 빌라를 소유하고 있으며, 시아버지 전씨 내외가 거주하고 있는 연희동 사저 중 별채를 지난 4월 12억5천만원을 들여 본인 명의로 구입하기도 했다.연희동 사저는 1996년 당시 본채는 전씨 부인 이순자씨 소유이고 별채만 전씨 소유여서 별채 부분만 압류됐다가 법원 경매에서 전씨 처남 이창석씨가 감정가를 훨씬 웃도는 16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창석씨는 전씨 일가의 재산관리인으로 의심받고 있다.한편 검찰 관계자는 전씨 자녀들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에 대해 “아직 조율한 것이 없다”고 밝히면서 특히 최근 흘러나오고 있는 전씨 측의 자진납부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가정을 전제로 얘기할 게 없으며 우리는 우리대로 간다”고 잘라 말했다.검찰은 전씨 차남 재용씨의 아내인 전직 탤런트 박상아씨를 지난달 31일 비공개 소환해 15시간 가량 조사했다. 검찰이 박씨 소환조사에 앞서 모친과 여동생에 대한 소환조사도 마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재용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곧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