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폭력 예방에 대하여

2022-03-22     완도경찰서 읍내지구대 순경 김현민
사본
[매일일보]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 누군가에겐 살랑이는 봄바람을 맞으며, 설레이는 마음을 함껏 품은채 기다리는 행복한 달이지만,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겐, 지옥의 불구덩이에 스스로 걸어가게 만드는 불행한 달일 것이다. 학교폭력, 왜 위험할까? 학교폭력은 단순히 육체적 폭력으로 그칠뿐만 아니라, 정신적, 물질적 폭력으로도 이어지기 십상이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논문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우울, 불안, 대인관계시 예민성과 같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고. 장기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들은 학교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자존감이 낮아지고, 사회성을 상실하였으며, 나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학교폭력의 굴레에 벗어나지 못한 채 자신은 앞으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할거라는 자기 비판적 사고로 살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시사했다. 그 예로 요즘 유명인들에 대한 학교폭력 폭로, 학투가 뜨겁게 떠올랐던게 큰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학투로는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뽑을 수 있다.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되었고, 억대 연봉을 받으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둘은,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폭로글 하나에 누리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도망치듯 한국을 떠났다. 일부 쌍둥이 자매 옹호자들은 10년이나 된일로 국가대표 자격까지 박탈해버리는건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얼마나 힘들고 억울했으며, 잊혀지지 않는 끔찍한 기억이었으면, 10년이 지난 지금에라도 그 진실을 세상에 폭로해야만했을까. 잊혀지지 않는 끔찍한 기억, 학교폭력. 물론 가해자들에게 그에 합당한 처벌을 내리는 일명 ‘사이다 엔딩’ 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건 학교폭력 자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여, 가해자도 피해자도 생기지 않는게 가장 좋은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온다면 그저 학교폭력위원회를 개최하여 가해자에게 봉사활동, 정학, 전학, 학급을 옮기거나 피해자에게 서면사과를 하게 하는 것. 이러한 방식이 정말 학교폭력을 근절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마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만 할 뿐, 정확한 예방의 효과는 미비할거라고 본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학교폭력을 예방 할 수 있을까? 그건 바로 우리 모두의 관심이다.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은 중대범죄이며, 언젠간 자신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올거라는 경각심을 충분히 심어주어야 하며 피해학생은 주변인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 학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주변 친구들은 그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찰 역시 지속적으로 학교에 SPO를 배치하여, 학교폭력 예방 교육 및, 비행청소년 예방 및 지속적인 관심과 상담을 통하여 어렵게 내민 손길을 못보고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학창시절은 우리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인생을 살아가다 한번씩 꺼내서 읽을 수 있는 아름다운 시집처럼 기억되어야한다. 그런데 그 아름다워야할 추억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평생을 잊지 못하며 살아가는 주홍글씨가 되어선 안된다. 우리 모두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서 어렵게 꺼낸 그 학생의 고민을 진심어린 태도로 들어주어, 학생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지켜주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