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재건축 안전진단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공약한 탓에 기대감으로 재건축 아파트값이 들썩인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21일 기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각각 0.01% 상승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한 것은 지난 1월 24일 이후 8주 만이다. 아직 거래절벽이지만 일부 재건축단지 아파트값은 신고가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 급등 때문에 실패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출범을 하기전에 전에 집값에 불을 지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한 부동산 규제완화가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최근 집값 불안조짐이 규제완화 기대감 때문인 것은 분명하다. 새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제대로 힘있게 규제완화를 추진하려면 집값 불안부터 잡을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각종 규제로 대출과 거래를 꽁꽁 묶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국민불편이 커졌다.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집값을 잡겠다며 대출을 묶었지만 규제의 결과는 기대와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돈 많은 부자들은 은행 돈을 빌리지 않고서도 고가 아파트를 ‘줍줍’했고 서민과 중산층들은 은행 돈을 빌리지 못해 내집마련의 꿈을 접어야 했다.
재건축규제도 마찬가지다. 투기성 자금이 재건축아파트로 몰리자 각종 규제로 묶었지만 재건축 아파트는 몰론 인근의 집값까지 더 큰 폭으로 치솟았다. 서울 도심에서는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해야 신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데 규제 때문에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인기 지역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이 되지 않으니 집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규제도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하며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집 투기로는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며 높은 양도 소득세를 매겼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기는커녕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자녀들에게 증여를 했다. 기대했던 매물이 나오지 않으니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매물 잠김현상을 초래하며 오히려 집값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윤석열 당선인이 규제완화를 공약한 것은 이처럼 왜곡된 주택시장이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서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기도 전에 주택시장이 불안조짐을 보이고 있다. 규제를 풀면 당연히 기대감이 커져 수요가 몰린다.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전에 매수세가 몰리면 주택시장이 다시 불안해진다. 문재인 정부때 재미를 본 투기꾼들이 다시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인수위원회는 규제완화와 더불어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강하고 확실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규제완화에 따른 이익이 특정 계층에 돌아가지 않도록 철저한 환수장치부터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새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와 도심 용적률 상향 등 규제완화 조치를 시행하려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처방부터 고민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딛고 일어선 윤석열 당선인과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나갈지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