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지속성장의 비결, 행복경영

2022-03-28     김진균 Sh수협은행장
김진균
[매일일보] 필자는 은행에 30여년간 근무하면서 기업여신 분야에 오랜 경험을 쌓았다. 기업여신 성패의 핵심은 해당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지속성장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에 있다. 경영학적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필자는 고객기업을 방문할 때 그러한 개념적 분석은 잠시 접어두고 직원들의 표정과 태도를 관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직원들의 표정과 태도는 그 기업의 문화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기업문화는 해당 기업이 수십년 혹은 한세대를 넘어서는 장수기업이 될 것인지, 아니면 얼마 못가 도태될 기업인지를 보여주는 중요지표가 된다. 기업문화가 건강하고 확고한 기업의 직원들은 표정이 밝고 매사 긍정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한다. 그들은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할 줄 알고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범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물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하며 결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업무를 실천해 나아간다. 기업은 이러한 개성을 가진 직원들이 유기적으로 뭉쳐 하나의 색깔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아낌없이 지원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실천하려 노력한다. 이는 결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쉽게 바뀌거나 흉내낼 수도 없다. 직원들의 표정과 태도가 이러한 기업문화에서부터 비롯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고객과 직접적으로 대면해야 하는 금융기업들은 대부분 ‘고객만족’, ‘고객행복’ 등 고객에 대한 최상의 서비스를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로 내세운다. 그런데 이러한 핵심가치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좀 더 넓은 의미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고객을 단순한 ‘Customer’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Stakeholder(이해관계자)’ 모두로 봐야 하는 것이다. 고객뿐 아니라 직원과 주주의 만족과 행복, 더 나아가 우리 사회 모두의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진정한 지향점이 돼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기업이 추구하는 행복은 오래도록 지속가능해야 하며 이해관계자 모두의 성장을 위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실천돼야 한다. 필자는 그런 의미에서 평소 직원들에게 ‘행복’을 강조한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인 만큼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직원들의 행복은 마치 나비효과와 같다.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러한 감정은 함께 일하는 동료와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밖에 없고 결국 고객만족이나 고객행복은 공허한 외침에 머물고 만다.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직장에서의 행복은 업무에 대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노력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받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물론, 개인에 따라 행복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 있기에, 필자는 항상 나의 사소한 행동이 직장 내 다른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스스로 도리를 다하고 타인이나 조직의 질서를 무시하는 행위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필자 역시 30여년간 직장인으로 생활하면서 ‘일하는 것이 행복하고, 누구나 일한만큼 공정하게 보상받는 직장’을 만드는 것을 신념으로 삼아 왔다. 고객없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듯,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이 먼저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경영자는 직원들을 최우선 고객으로 존중하고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더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어주고 삶의 질 향상을 끊임없이 도모하는 한편, 직원들 스스로 그들의 꿈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복경영이 고유의 기업문화로 자리잡을 때 직원들은 진심을 담은 밝은 미소로 고객을 맞이하고 고객과 함께 지속성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기를 넘어 지속성장하는 기업의 비결, 행복경영 실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