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일회용 컵 사용금지 보다 재활용기술 높이는게 우선

2022-03-29     송영택 기자
송영택
4월 1일부터 카페나 식당에서 플라스틱컵 등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편리해 사용량이 증가했던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해 폐기물을 줄이자는 취지로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회용품 사용금지 정책 시행을 두고 잠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왔던 다양한 제품 이면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는 이동수단으로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전 마차에 비하면 그 편의성과 효율성을 따지기조차 민망하다. 하지만 차량 운행을 하다보면 교통사고로 인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또한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산과 강에 도로를 건설한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환경이 훼손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자동차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할 순 없다. 플라스틱은 인간의 일상생활에 엄청난 편리함과 변화를 제공했다. 석유화학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준 혜택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크게 나눠 철이나 유리제품 이외에 거의 대부분 나프타분해 기술에서 나오는 석유화학제품들로 채워져 있다. 음료수 등을 담는 페트병, 각종 의류, 바퀴, 주사기・안경테, 책상・키보드・파티션 등 사무용품, 각종 용기 등 석유화학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중 플라스틱 컵이나 빨대를 빼놓을 수 없다. 플라스틱 대신에 완성품인 텀블러나 머그컵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 데 이 제품들 또한 생산 공정에서 다양한 환경오염을 배출하거나 훼손하게 된다.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때는 항시적으로 사람들의 본성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물론 효율성과 경제성도 따져봐야 한다.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는 소비자나 업자나 그만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사용을 금지해서 폐기물을 줄이는 정책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재활용 기술개발에 예산과 인센티브를 넉넉하게 제공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길 바란다. 재활용품의 품목별 수집・운송・처리의 순환체계도 효율적으로 안착화 되도록 과정별 세심한 연구가 필요하다.    일회용품을 생산하고 재활용 기술로 돈을 버는 중소기업도, 이를 사용하는 카페 사장이나 소비자도 만족 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이와 관련, 최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생활폐기물을 줄이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하필이면 왜 지금 이 조치를 시행하는지 모르겠다. 현장 사정과 민생 경제 상황을 모르는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일회용 컵을 요구하고, 과태료가 무서워 손님을 설득하다가 실랑이를 벌이는 상황이 연출될게 뻔하다면서 시행을 유예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러한 코로나19 유행으로 정책시행을 유예하는 것은 임시방편이라 생각한다. 재활용기술이 발전해서 일회용품 사용량이 많아져도 환경적인 문제가 덜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 생산자 소비자 자영업자 등 모두가 아무런 죄의식을 가지지 않고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강제가 아닌 권장으로 추진해 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