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혼인율이 급감했다는 기사가 났다. 중국의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지난해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763만6000건으로, 1986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 2013년만 해도 혼인 건수가 1346만9000건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매년 평균 84만 건 이상 혼인 건수가 감소해 10년도 안 되는 사이 결혼 인구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 결과,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2013년 9.88건에서 지난해 5.41건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10년 전인 2011년 32만9000건과 비교하면 58.7% 수준이다.
혼인율 급감은 향후 출산율 급락을 예고한다. 이미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작년 0.84명에 이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다 알기 쉽게 구체적 숫자를 따져보겠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에 불과했다. 한 달 평균 출생아 수가 2만2000명에도 못 미쳤다는 이야기다. 이는 1991년 출생아 수의 3분의 1 수준이고, 2001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비관적 예측 모델에 따르면, 올해 출산율은 0.73명, 내년은 0.68명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한다. 앞서 2018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OECD 꼴찌였다. 이미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이고 2020년부터 전체 인구도 줄고 출산율은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구 문제의 가장 핵심에 있는 출산율을 높일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10년 전부터 마련하고 수정해 온 정부의 정책이 좀처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나, 우리보다 앞서 이 문제를 겪어 온 많은 국가들에서도 해결의 실마리가 잡지 못했다는 점은 저출산 대책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저출산과 인구 문제가 너무나 다양한 이유에 기인하고, 정부는 이를 모두 만족할 만한 해법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많은 나라에서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대책은 주로 경제적 부담에 따른 결혼 및 출산 기피 풍조에만 맞춰져 있다.
물론 경제적 부담은 저출산의 큰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은 경제적 부담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급속하게 풍요해진 사회와 다양해진 소비문화, 빠른 속도로 진행된 개인주의화, 남과 비교하는 문화, 한국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남녀 갈등도 저출산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일부 청년들은 자신과 같은 불행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요약하면 아이를 낳으면 내가 불행해진다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출산율에는 높은 집값, 실업률, 사교육비, 남녀갈등 등 여러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포기해야 하나. 아니다. 수많은 문제 중 하나라도 해결한다면 다음 해법으로 가는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단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