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프로비트 정지열 “신뢰받는 가상자산 생태계 구축할 것”

29년 ‘은행맨’ 접고 코인거래소 자금세탁방지 전문가로 “차별화된 보안시스템…프로비트 시장 안착 기대”

2023-04-03     이보라 기자
정지열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프로비트는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지향적인 가상자산 생태계를 육성할 계획입니다.” 정지열 프로비트 AML(자금세탁방지) 담당 이사는 3일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프로비트는 거래소의 역할에 맞게 건실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프로젝트를 퇴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열 이사는 가상자산거래소 프로비트에서 자금세탁방지 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지난달까지 5년간 한국 자금세탁방지 전문가협회 초대 회장직을 역임했다. 또한 1994년부터 올해 1월까지 29년간 외환은행, 하나은행에서 AML 업무를 전반적으로 수행했다. 자금세탁방지 분야를 보강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프로비트를 도약시키기 위해 지난 2월부터 프로비트로 옮겼다.

지난해 특금법(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프로비트 등 22개 중소거래소는 ‘개점휴업’ 상태다. 원화마켓 요건인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 이사는 가상자산 업계의 발전을 위해 특금법의 실명계좌 발급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래블룰이 시행되면서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발급은 더이상 존재 의미가 없어졌다”며 “국내에만 있는 실명계좌 취득 조항을 없애거나 실명계좌 발급기관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비트의 실명계좌 발급과 관련해 은행과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며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열
프로비트는 지난 2020년 코인게코가 선정한 트러스트 스코어 기준 국내 2위, 거래량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높은 신뢰도의 비결은 차별화된 보안 시스템인 콜드월렛(Cold Wallet) 덕분이다. 콜드월렛은 망분리를 통해 네트워크와 차단된 하드웨어에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이다. 프로비트는 거래소 서비스를 오픈하기 전부터 전체 가상자산의 70% 이상을 콜드월렛에 저장해 관리하고 있다. 이에 프로비트에서는 해킹이나 보안 문제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비트는 TSS 다중서명 지원, 콜드월렛룸 출입통제, 하드웨어 보안 모듈을 이용한 이중 암호화 등의 조치를 통해 철저하게 보안에 힘쓰고 있다. 다수의 월렛은 물리적으로 분리돼 해킹이 불가능하고 월렛룸은 관리자와 감사자, 작업자의 인증 없이는 출입할 수 없다”고 전했다.

급성장을 이룬 만큼 가상자산업계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는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 시세 조종이나 자전거래를 처벌하는 시장 감시 기능이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재 기타 소득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관련 조세 부분에 대해서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프로비트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건강하게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프로비트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상장과 폐지를 결정한다”며 “무분별한 상장을 지양하고 가상자산 생태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코인을 상장한다. 반면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코인들은 지속해서 퇴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