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 소독’으로 벼 키다리병, 벼잎선충 방제
소독은 소금물-온탕-약제 순으로 진행, 우량종자 사용해야…
2022-04-05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쌀 품질 저하와 수량 감소의 원인이 되는 벼 키다리병과 벼잎선충 피해를 막기 위해 볍씨 소독은 필수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종자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볍씨 소독 방법을 소개하고, 우량종자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벼 키다리병은 못자리 육묘상에서부터 발생해 수확기까지 피해를 주고, 벼가 병에 걸리면 웃자람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말라 죽는다.
그동안 볍씨 소독 기술 개발과 교육, 홍보로 못자리에서의 병 발생은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최근 병 발생 모판 비율(0.5% 이상)이 증가하고 본답에서도 꾸준히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벼잎선충 피해 벼는 잎끝이 흰색으로 변하면서 구부러지고 기형이 된 후 점점 회색으로 변한다. 지난해 전국 2400여 필지 중 17.3%(416필지)가 벼잎선충에 감염됐으며, 벼 수량 감소와 품질 저하가 예상되는 필지도 2.4%나 발견됐다.
볍씨 소독은 소금물 가리기(염수선), 온탕 소독, 약제 소독 순으로 진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소금물 가리기는 종자의 까락(까끄라기)을 없앤 뒤, 물 20L당 메벼는 소금 4.2kg, 찰벼는 소금 1.3kg을 녹여 볍씨를 담근다. 물에 뜬 볍씨는 골라내고 가라앉은 볍씨는 깨끗한 물에 2~3회 씻어 말린다. 소금물 가리기로 쭉정이 벼를 골라내면 소독 효과를 20~30% 높일 수 있다.
온탕 소독은 60도의 물 300L당 볍씨 30kg을 10분 담갔다가 꺼내 바로 식혀준다. 물과 종자의 비율(종자 1:물 10), 온도 등 조건을 제대로 지키면 90% 이상 벼 키다리병 방제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고온에 민감한 ‘고운’, ‘삼광’, ‘운광’, ‘일미’, ‘풍미’, ‘동진1호’, ‘서안1호’, ‘신운봉1호’ 는 위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발아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소금물 가리기, 온탕 소독을 마친 볍씨는 적용 약제별로 희석배수에 맞게 희석한 후, 약액 20L당 볍씨 10kg을 30도로 맞춰 48시간 담가둔다.
병 발생이 심했던 지역의 벼를 종자로 사용할 경우, 우선 30도 물에 침투이행성 약제를 섞고 종자를 넣어 48시간 담갔다가, 싹트기 시작할 때 다른 약제로 바꿔 24시간 담가두거나 가루 농약을 고루 묻힌 후 파종하면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해마다 같은 계통의 약제를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어, 2~3년 주기로 약제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벼 종자 소독용 살균제는 현재 31품목 이상이 등록돼 있고, 벼잎선충 약제로는 4개 품목이 등록돼 있다.
또한 종자를 과도하게 겹쳐 쌓으면 겹쳐진 종자는 소독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물과 종자 양을 꼭 지킨다.
전북 김제에서 벼를 재배하는 류지홍 농업인은 “매년 온탕 소독과 약제 소독을 병행해 볍씨를 소독했는데, 지난해 우리 지역에 도열병과 깨씨무늬병 발생이 심했던 만큼 올해는 더욱 종자 소독을 철저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이세원 과장은 “지난해 지역에 따라 키다리병 외에도 벼잎선충, 도열병, 깨씨무늬병 발생이 증가해 피해를 보았다”며 “특히 키다리병과 벼잎선충은 주로 볍씨로 전염되므로 건전한 볍씨를 사용하고 파종 전 종자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하며, 도열병도 종자 소독을 소홀히 하면 모판에서부터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난해 이삭도열병 발생이 많았던 지역에서도 종자 소독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