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4%대 물가시대 왔다

2023-04-05     조민교 기자
서울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10년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4%대 시대가 도래했다. 3년째 계속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적 공급망 교란이 발생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태에서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엎친 데 덮친' 상황을 만든 결과다.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은 전 세계적인 상황이라 물가 상승 압력은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06.0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물가가 4%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9년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 3.8%, 12월 3.7%, 올해 1월 3.6%, 2월 3.7% 등 3%대 중후반의 상승세를 보여왔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공급망 교란 등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에 충격을 주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높인 결과 4%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석유류 등 공업제품이 1년 전보다 6.9% 올라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석유류는 3월 31.2% 급등하며 지난해 11월(35.5%)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 오름세 확대가 (물가를) 0.53%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나 이번달 상승폭 확대는 대부분 석유류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곡물 가격 및 일부 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으로 가공식품도 6.4% 상승했다. 역시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분석된다. 이외에 서비스물가도 3.1% 올랐다. 개인서비스와 집세가 각각 4.4%, 2.0% 올랐고 공공서비스는 0.6% 상승했다. 특히 개인서비스 중 외식이 6.6% 올라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다. 이는 2011년 12월(3.6%) 이후 최대 폭이다. 또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5.0% 올랐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2월(-0.9%)에 이어 3월(-2.2%)에도 마이너스 상승률을 나타냈다. 어 심의관은 이에 대해 "과일을 제외한 곡물 등 다른 농산물과 축산물의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다"며 "설비투자가 늘면서 공급이 증가했고,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은 지금의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어 심의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에너지·곡물 가격 상승세와 공급망 차질 등은 나타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물가 상승률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