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치료제 강제실시 해야…위기상황 닥치면 늦어”

진보신당 긴급토론회 가져…“대유행 이미 시작됐다” 한 목소리

2010-08-28     류세나 기자

[매일일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플루에 대한 종합대책을 모색하는 긴급토론회가 27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보신당과 조승수 의원실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신종플루 확산문제가 국회에서 시급히 논의되어야 한다”며 “(오늘 토론회가) 국민들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종명 진보신당 건강위원회 위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신종플루 대유행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선 의료현장 크게 혼란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신종플루 독성이 예상보다 강하진 않지만, 감염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며 이에 대한 국가차원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하고 치료제의 즉각적 강제실시, 공공의료 강화와 의료민영화 중지 등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주문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송미옥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표는 “신종플루 치료제 및 백신 확보에 있어 정부가 늑장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부대응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송미옥 대표는 강제실시가 한국정부도 서명한 도하선언문의 정신임을 환기시키며 “특허법 106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가에 의한 직접적 강제실시를 수행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송 대표는 치료제 및 백신 확보 문제가 국가안보와도 직결된 문제임을 지적하며 “만약 신종플루가 북한 주민에 대량 전염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교 내 신종플루 정부대책의 문제점과 대응방향에 대한 토론자로 참석한 서정록 전교조 보건위원회 위원장은 “손 씻기 등 예방대책이 강조되고는 있으나 일선 학교 현장에 세면대는 턱없이 부족하며, 마스크나 소독기 등은 아예 전무한 형편”이라며 예방시설 준비부족을 꼬집었다. 서정록 위원장은 “유사증상 보이는 아이들을 조퇴시켜도 부모 맞벌이로 집에 아무도 없어 갈 곳 없는 아이들이 학원으로 간다”며 이에 대한 관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최근 인천시 교육청이 ‘인천 세계도시축전’ 관람권을 인천지역 학생 18만 명에 판매한 사실을 언급하며 학생들의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즉각적인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학교 내 신종플루 발생현황 및 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참석한 김민회 서울시 교육청 사무관은 “오늘 토론회에 교육과학기술부 담당 직원이 나와 종합적인 현황 및 대책을 설명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양해를 구하고 서울시교육청에서 현재 시행 중인 대응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한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담당 직원은 “비상상황 대책마련 등 관련 업무 처리로 인해 불가피하게 참석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보건복지부는 강제실시에 대해 “연말까지 물량 조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 아직 강제실시를 발동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라는 입장을 서면으로 보내왔다.보건복지부의 이와 같은 입장에 대해 참석자들은 “안일한 대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송미옥 대표는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하는 대로 위기상황에 닥쳐서 시행하면 그때는 이미 늦으며 대비책으로 지금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종명 위원장 역시 “정부는 강제실시가 현행법에 어긋난다고 하는데, 정부가 하고 싶은 일은 법을 고쳐서라도 하고 있지 않냐”고 꼬집으며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법을 고쳐서라도 강제실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