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암 예후 분자 진단 키트 개발
국가 미래 동력이 될 연구중심병원 모범사례
2014-09-04 이춘만 기자
[매일일보 이춘만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체의 단백질 위치 정보를 통해 암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진단 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재다.이에 따라 환자의 생체조직을 활용하면 암의 진행 상태는 물론 전이 여부와 예후, 치료 효과가 좋은 항암제까지 선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4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가천대 이봉희·변경희 교수와 아주대병원 이기영 교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 공동연구팀은 특정 단백질의 세포 속 위치 정보를 통해 암 발생 여부는 물론 예후까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한국연구재단과 국립암센터가 지원한 이 연구 결과는 유전체학 전문지인 ‘게놈 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연구팀은 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과 분자 정보를 첨단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 융합 기술을 이용해 분석한 뒤 이를 근거로 특정 단백질의 세포 속 위치 정보를 파악,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연구팀은 “컴퓨터가 특정 조건에서의 단백질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암 발생 여부는 물론 전이 및 예후 관련 정보를 예측하게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지금까지는 환자의 생체조직을 채취한 뒤 이를 병리검사 차원에서 분석해 종양의 악성도 및 암 발병 여부를 판별해 왔으며, 조직검사 결과를 알기까지 일주일가량 걸렸다.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분자진단법을 활용하면 불과 하루 만에 종양의 발생 여부와 예후, 원발암과 전이암의 식별은 물론 향후 전이 가능성과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항암제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연구팀이 뇌종양 환자 400명의 조직을 키트로 염색 처리해 단백질의 위치와 이동 경로, 상호작용을 확인한 결과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암진단 키트는 수술 후 떼어낸 암 조직을 병리과에서 염색하는 것으로 암의 조기 발견을 하는 혈액검사와는 다르다.
이 키트는 암의 조기 검사가 아닌 예후를 진단하며 치료약 선약 등 치료 전략 수립을 결정하게 된다.특히 연구진은 뇌종약 의심환자에 대해 혈액이나 소변을 키트에 묻혀 종양 여부 및 예후 등을 판별 가능할 것으로 보고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출원을 마쳤으며,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연계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서 국내에서는 이르면 내년에 이 기술을 활용한 암 진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이번 연구는 유전자와 단백질을 연계한 세계 최초의 분자 진단으로, 10만원가량의 저렴한 비용으로 모든 종양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암 예방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분자생물학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유사한 연구가 200여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국가가 승인한 것은 20%에도 못 미친다”면서 “그만큼 연구가 어려운 것으로 손꼽히는 분야”라고 말했다한편 정부는 신 의료기술 개발을 통한 의료산업화를 국가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로 삼고 최근 가천대 길병원과 아주대병원 등 10개 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한 바 있다.이에 따라 가천대 길병원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가천뇌융합과학원 등 연구원과 함께 활발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