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인력 부족 빨간불
정부 인재 육성 지원 사업 제외…中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가진 한국인 기술자 영입 나서
2023-04-10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디스플레이 업계에 인력 부족 비상등이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올해 ‘산업 혁신인재 성장지원사업’에서 디스플레이 인재 분야가 제외된데 이어 중국 업체들이 고연봉을 미끼로 한국 인력 영입에 안간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대학에서 배출한 디스플레이 전공 석·박사 졸업자는 2018년 542명에서 2020년 433명으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카이스트, 연세대학교와 디스플레이 계약학과를 신설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으나 중소업계는 “그나마 적은 인력도 대기업으로 먼저 수혈되고 중소업체로 오는 일은 없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산자부의 ‘산업 혁신인재 성장지원사업’은 미래 핵심 산업과 신산업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대형 국책과제로 총 11개 국책과제를 선정해 174억7700만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올해 디스플레이 분야 국책과제는 단 1건도 채택되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과제는 올해 말 끝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정장비소재’ 과제는 오는 2024년 종료된다. 앞으로 신설 과제가 선정되지 않으면 3년 후 디스플레이 인력양성 국책과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 가운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국내 채용사이트와 구인구직 플랫폼 등을 통해 한국인 디스플레이 전문가 영입에 혈안이다.
저가 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차지한 중국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침투를 위해 국내보다 5~10배가량 높은 연봉과 항공·체제비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한국과 중국의 OLED 기술 격차가 평균 3년 정도 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매년 그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 건너갔던 다른 엔지니어들이 단기간에 기술과 노하우만 뺏기고 이른바 ‘토사구팽’ 당한 경우가 많아 엔지니어들 사이에도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연봉 격차가 워낙 커 흔들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과 달리 중국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을 위해 ‘제조 2025’ 정책을 발표하고 오는 2025년까지 100인치 8K 롤러블 플렉시브 디스플레이와 중소형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기술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