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다시 엄습한 중국 반도체 굴기 위협

중국, 미국 규제 없는 낸드플래시 양산 속도 YMTC, 수주 성공 여부가 양산 기술 확인점 될 전망

2023-04-14     이재영 기자
중국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중국이 미국 규제를 받지 않는 반도체 메모리 범용 제품 분야에서 상용화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128단 낸드플래시 제품 양산 소식이 국내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는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YMTC가 실제 대형 고객사에 대한 수주에 성공할지 여부가 베일에 싸인 기술력을 가늠할 단서가 될 것으로 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YMTC가 중국 정부 지원과 자국 수요를 흡수하며 낸드플래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영역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128단 양산 성공 소식을 외부에 전했지만 아직 글로벌 수주 소식이 없어 기술 수준을 가늠할 근거는 부족하다.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는 상당한 적층수의 차이가 있어 아직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미국 기술안보 차원의 무역견제로 인해 제동이 걸렸던 중국 반도체 굴기가 범용 제품 영역을 중심으로 기사회생하는 분위기는 국내 산업에 부정적이다. 일단 시작한 만큼 언젠가는 따라오지 않겠냐는 인식이 국내 업계에서도 퍼지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와 SMIC 등에 대한 로직 반도체를 위주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YMTC가 양산하는 분야는 규제 범주 밖에 있는 낸드플래시다. 반도체 산업의 국제 무기화로 자급력 확대에 총력을 쏟고 있는 중국 정부가 YMTC에 전폭적인 지원을 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이 YMTC 모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은 사실상 중국 국영기업이다. 한때 무리한 투자로 인한 재무위기로 파산절차까지 밟았으나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아 회생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YMTC가 양산한 128단 낸드 제품의 수율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불확실해 기술 격차도 가늠하기 어렵다며 전방 세트업체 대상 수주 여부가 실체를 가려낼 척도가 될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최근 외신들은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YMTC로부터 칩을 공급받는 협상을 수개월째 진행 중이라고 보도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미국 기술 규제를 받지 않는 측면에서 중국 정부가 힘을 내고 있는 듯 보인다”며 “기존 미세화 공정 경쟁 차원에서 적층을 쌓는 새로운 단계로 전환해 후발 메이커도 기회를 얻은 점에서 중국이 공략 포인트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