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전・발전사, 적자 줄이기 안간힘…수익 창구 확보 총력전

한전, 제3자 PPA 첫 거래…그린본드로 투자부담 경감 발전사들 비상경영체제 가동…석탄재 재활용・수소혼소 발전 눈길

2023-04-17     이재영 기자
한국남동발전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발전사의 적자구조를 개선시켜줄 정부의 요금 정책이나 에너지 믹스 전환 등과 별개로 다양한 자구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적자 개선에 도움이 될 원전 부활 정책 등에만 매달리지 않고 당장 시급한 재무위기를 경감하기 위해 원가절감・수익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7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중계하는 제3자 신재생에너지 직거래(PPA)가 최근 첫 계약에 성공했다. 작년 6월부터 시행된 제도지만 첫 계약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 직거래 시장 개장은 사실상 한전의 매출이 감소할 소재였지만 한전은 제3자 PPA를 통해 새로운 수익창출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 첫 계약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에이치디충주태양광1호 주식회사(발전설비 용량 약 3MW)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충주공장의 물류센터 등에 20년간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한전은 그 사이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게 된다. 재생에너지 전력이 생산되지 않는 시간대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전력 사용이 가능하다. 또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재생에너지 전력 거래대금 지급, 발전량과 사용량 계량 등을 한전이 일괄처리해 편의성을 높인다. 한전은 최초 계약을 계기로 더 많은 기업이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제도개선과 관심기업과의 소통에 나설 계획이다. 한전은 또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 및 관련 신규 송배전 설비 구축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특수목적 채권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전은 지난 2019년 그린본드 발행 후 3년 연속 발행에 성공해 재정적 기반을 확충했다. 지난해 발행한 한전의 그린본드 금리는 1.125%로 글로벌 전력회사 중에서도 가산금리(0.4%)를 최저 수준으로 달성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최근 재무위기 극복을 위한 더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지난 11일 노‧사합동으로 ‘New Start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석탄 수입가격이 지난해 90.3달러 대비 4배 가까이 오른 톤당 347.9달러를 기록하면서 연료비가 급증, 재무위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합동 대책에 나섰다. 남동발전은 대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경영지원본부장을 중심으로 하는 대응조직을 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추진위원회‘로 격상시켰다. CEO를 중심으로 발전운영개선, 재무구조개선, 연료비용절감, 성장사업추진, 출자경영개선 등 5대 핵심분야의 자구노력을 추진하고 CEO가 매월 그 추진실적을 직접 점검하기로 했다. 한국동서발전도 그동안 재무실적개선 비상대책 위원회를 별도 운영해왔다. 위원회는 유연탄 가격 급등 등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전사적 비상조직이다. 위원회는 매출향상, 연료비절감, 충당부채 최소화, 사업소 현장과제 발굴 등 세부 분과를 마련해 추진 실적을 점검하고 부서간 협업 방안 등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을 강구한다. 동서발전은 또 금액적 영향이 큰 주요 예산 관리 사안을 별도로 다루기 위해 주요예산 집중관리 실무위원회를 병행 운영해왔다. 한국남부발전도 KOSPO 경영혁신위원회를 운영하며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KOSPO 경영혁신위원회는 재무개선을 위한 핵심과제를 발굴하고 장단기 실행방안수립・점검한다. 고정비·금융비용 절감, 복합발전 경쟁력 강화, 전략적 해외사업 추진 등 다양한 경영혁신으로 수지개선을 도모하는 게 골자다. 남부발전은 또한 초긴축 예산운영시스템과 투자효율화 등으로 비용 절감을 추진해왔다. 한국중부발전은 석탄재를 재활용하는 사업이 눈길을 끈다.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의 석탄재 매립을 지양하고 재활용을 90% 이상 확대하기 위해 매각을 촉진하는 한편, 매립부담금 상향에 대응하는 등의 내용이다. 중부발전은 석탄재 매각을 통해 재무적 성과를 높이고 있으며 재활용에 따른 매립부담금 절감액의 일부는 지역 석탄재 구매 협력기업과 공유, 그린뉴딜이자 협력이익공유 모범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수소 혼소 발전사업 성과가 돋보인다. 혼소발전은 기존 가스발전소에 수소연료를 혼합하는 발전방식이다. 수소비중이 높을수록 친환경적이며 수명이 다한 가스터빈을 개조해 수명을 늘림으로써 교체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 5일 국내 최초로 개발된 한국형 가스터빈 설치에 착수했다. 김포열병합발전소에 두산에너빌리티가 독자기술로 제작한 가스터빈이 설치된다. 서부발전은 가스터빈 설치 후 시운전 등을 거쳐 오는 2023년 7월 완공시점부터 2년간 계통에 연결, 현장 실증을 진행한다. 실증이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5번째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 보유 국가가 된다. 수소혼소발전은 동서발전, 중부발전도 국내 민간기업들과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