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절반은 통신 3사 자회사…편중 심화
통신3사 자회사 5곳 알뜰폰 시장 점유율 53.6%
알뜰폰 점유율서 IoT 회선 등 분리 논의도
2023-04-18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통신 3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가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김영식 의원실(국민의힘)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SK텔링크 등 통신 3사 자회사 5곳의 시장 점유율이 휴대폰 회선 기준으로 53.6%(326만3401회선)로 집계돼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당초 알뜰폰이 도입된 취지는 중소 통신 사업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통신 3사만의 시장 구도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들이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 조건으로 2014년에 통신 3사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50%로 제한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등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등 신규 통신 시장이 창출되면서 알뜰폰 회선이 급증했고, 기술력에서 앞서는 통신 3사의 알뜰폰 회선이 선호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현행법이 이동통신 회선 점유율에 대한 규제여서 법 적용도 모호하다.
실제 알뜰폰 IoT 회선 수까지 모수에 포함하면 작년 말 기준 이통 3사 자회사의 점유율은 31.5%로 떨어진다. 앞으로도 IoT 회선 수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행 산정 방법으로는 알뜰폰 점유율 규제 제한선인 50%를 넘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IoT 회선은 태블릿PC·자동차·원격검침기 등 IoT 기기를 연결하는 통신회선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일반적인 알뜰폰과 다른 기업서비스(B2B)의 영역이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임혜숙 장관은 지난해 11월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행사 자리에서 “통신 3사 자회사로의 과도한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알뜰폰 점유율 산정 시 수익성이 높은 휴대폰 회선과 수익성이 낮은 IoT 회선 시장을 분리하고, 통신 3사 자회사의 영업 확대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기부는 알뜰폰 점유율 50%를 기준으로 통신3사의 과점 현상을 완화해나간다는 방침은 일관되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과기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장고에 들어간 이유는 우선 새로운 알뜰폰 사업자 및 점유율 산정 기준을 정하려면 통신 3사의 합의가 필요한데, 통신 3사 입장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 1·2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는 규제에 반발하는 데 반해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낮은 SK텔레콤은 ‘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라고 결정이 나면 따르겠다며 이견을 내고 있다.
따라서 통신사들의 의견이 합의점에 다다를 때까지 해당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부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 등 이해 당사자들과 알뜰폰 문제를 두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화해 발표할 수 있는 시점은 원활한 협의를 위해 정하지 않고 활발히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