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美 투자 삼성·SK 반도체, 보조금은 차별 논란
미 상·하원 보조금 '우선 지급' 두고 시각차…삼성, 미국 기업들과 동등한 혜택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 전해
2023-04-19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삼성전자와 SK그룹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 요구에 응하고자 광폭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음에도 막상 미 정부의 보조금 혜택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앞으로 10년 동안 2500억달러(약 308조원), 하원은 같은 기간 4000억달러(약 493조원) 이상을 반도체 연구개발과 증산에 투입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하나로 합치기 위한 위원회를 조성했다.
그러나 상·하원은 어느 기업이 우선으로 혜택을 제공 받는지, 공급망과 무역 등과 같은 문제에서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총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부지 선정을 완료했다. 삼성전자 테일러 신규 공장은 약 500만㎡ 규모로 기존 삼성 오스틴 공장 규모의 4배 수준이다.
SK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에 520억달러(약 61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SK그룹은 웨이퍼 생산 계열사 SK실트론 미국 공장 증설에 6억달러(약 7411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발표했던 3억달러(약 3500억원) 투자 계획에서 반년 만에 두 배 가량을 증액한 액수다.
이 가운데 미국의 인텔, 마이크론, 아날로그디바이스(ADI) 등 핵심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동맹’ 결성에 나섰다. ‘반도체 동맹’은 중국 기업들을 견제함과 동시에 한국과 대만, 일본 기업들에 뺏긴 반도체 제국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동시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반도체 지원금의 수혜가 미국 기업들을 위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중머우 전 TSMC 회장이 “인텔 겔싱어는 무례한 자”라며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비판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최근 미국정부에 외국 기업도 해당 법안의 수혜 대상에 포함될 것을 촉구하는 의견을 제출했다. 삼성은 상무부에 문건에서 “삼성은 미국과 전 세계에서 증가하고 있는 반도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생산과 추가적인 글로벌 설비 용량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정부의 목표와 잘 맞아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무부는 기업이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는 한, 기업의 국적과 관계없이 해당 법안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