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여야 4당 원내대표가 19일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검수완박) 법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으나 이견차만 확인하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끝났다. 이 과정에서 검찰 출신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경찰 출신의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합당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합당에 반대해 제명을 요구,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전망이다.
민주당 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정의당 배진교,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4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검찰개혁 법안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동은 배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배 원내대표는 “현재 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각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했고, 특히 합당을 공식화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사이 이견이 나타났다.
경찰 출신인 권은희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의 중추는 수사·기소의 분리이고, 그런 방향으로 과거에 추진됐으나 6대 범죄를 그저 남겨놓는 미진한 방향성으로 됐다”며 “미진한 부분은 시급하게 재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권 원내대표가 사실상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사실상 힘을 실어준 것. 이어 그는 “20대 국회 사개특위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제가 수사·기소를 분리하고 전문적 역량이 필요한 것에는 중수청·마약청 등을 설치한다는 데 생각이 같았다”고 했다.
이에 검찰 출신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공식적으로 나눈 얘기”라며 “수사와 기소가 궁긍적으로 분리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권을 가진 상태에서 수사권 행사를 자제하는 것과 수사권이 없는 것은 별개”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보완 수사를 위해서도 검찰 수사권은 필요하다”며 “졸속 처리할 게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권은희 원내대표는 “검찰의 기소권으로 경찰을 견제하는 것이고, 기소권이 있으니까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권을 검찰 수사권으로 견제한다는 발상 자체가 전근대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홍근 원내대표는 “검수완박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우리가 낸 법안에도 경찰 직무 관련 검찰 수사권을 뒀기 때문에 완전한 박탈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여러 가지 견제 장치가 있다”면서 “기소권이나 담당 수사관 교체 등 여러 가지 장치가 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