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거리두기 풀리자마자 분열 목소리 우려된다

2023-04-24     송병형 기자
송병형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자 곳곳에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거리두기 전면 해체 후 첫 불금(불타는 금요일)이었던 지난 22일 서울 번화가에는 늦은 밤까지 사람들로 붐볐고, 자정 넘어 술자리를 갖는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2년여 만에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었고, 상인들도 오랜만에 장사하는 재미에 빠져들 수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만 아니라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어진 23일 주말 풍경도 다시 예전의 일상을 되찾은 느낌이 확연했다. 선별진료소가 있던 서울 광장은 이날 야외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서울광장이 다시 시민들의 휴식처로 돌아온 것이다. 또 카페와 식당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관광지에는 화창한 봄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나들이에 나선 인파가 몰렸다. 도로에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교통정체가 일어났지만 짜증보다는 일상을 되찾는 느낌이 더 강했다. 25일부터는 영화관·공연장은 물론이고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 중에도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니 일상회복 속도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처럼 일상회복으로 가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지만 반가운 소식만 날아드는 것은 아니다. 거리두기 전면해제 이후 첫 주말, 서울 곳곳에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두고 찬반 집회가 열렸다. 보수 집회에서는 “국회가 야합으로 검수완박 중재안을 수용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고, 진보 집회에서는 “검찰이 수사권과 기득권을 유지하려 엄청난 패악질을 벌이고 있다”며 “정치검찰을 해체하는 거대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보수 단체와 진보 단체가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 마로니에공원 인근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양측이 집회를 열면서 집회 참가자들 간 욕설 공방이 오고갔다고 한다. 거리 집회는 이제 시작이다. 민주노총은 내달 1일을 전후해 대규모 집회를 연달아 개최할 예정이다.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과 6월 1일 지방선거 등의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대규모 시위집회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벌써부터 분열과 갈등의 대한민국이 거리에서 재현될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 사태가 오기 직전, 대한민국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문제를 두고 나라가 두 동강이 나는 극심한 분열상을 경험한 바 있다. 한쪽은 광화문에서 ‘조국 반대’를 외쳤고, 다른 한쪽은 서초동에서 ‘조국 수호’를 외쳤다. 수십만의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운 채 대결하는 모습은 한국 사회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조국 사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검찰개혁이나 공수처 문제는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게 마치 보수·진보 이념 간의 문제처럼 다뤄지면서 각각 거리에서 다른 집회들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참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출발이 불안한 새 정권이다. 역대 최소 득표차인 24만7077표 차이, 득표율로는 불과 0.73%포인트 차이로 탄생한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제2의 광화문·서초동 집회 대결로 곤경에 처한다면 국민 모두에게 불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