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방향성 없는 시장에서도 기회는 있다

2022-04-25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성공적인 투자는 원금손실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더믹 발생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강력한 통화 및 재정정책을 통해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상품과 자산 가격을 빠르게 상승시키고 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및 원자재 가격 상승도 인플레이션에 일조하며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을 더했다.  이 가운데 높은 인플레이션과 국가부채 안정화를 위해 미국 연준은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이라는 쌍끌이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선포했다. 코로나 펜더믹 이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현 상황은 모든 투자자에게 어려운 시기다.  이렇듯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투자기간과 기대수익률, 리스크 등을 감안해 투자목적에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는 투자 방망이를 짧게 잡은 단기채 자산으로 구성해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표시 채권’에 투자해서 달러강세(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수익을 기대해야한다.  기대수익률을 좀 더 높이고자 한다면 변동성 장세에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숏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달러표시 단기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추구…달러화 강세시 환차익도!

연준의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투자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달러투자는 외화예금, 외화RP(환매조건부채권) 등과 같은 원금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해당 상품의 수익률은 연1%~2% 내외로 정기예금 이자수준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고 달러화의 단기 방향성만 보고 달러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주식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달러가치가 올랐다고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달러 자체에 단기투자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는다. 최근 자산가들이 환차익 이상의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달러표시 상품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인데, ‘달러표시 단기채권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통상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달러표시 자산은 신흥국 통화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달러표시 단기채권 펀드는 미국국공채, 미국 투자적격회사채, 한국(KP) 등 글로벌 국가들이 발행하는 우수신용등급의 미국달러 표시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투자대상 자산의 평균만기(듀레이션)는 1~2년 내외 단기채권 들로 구성돼 있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고 채권만기가 길수록 금리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은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채권 펀드는 만기가 짧은 채권으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에 금리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 하면서 꾸준한 이자수익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달러표시 단기채권 펀드는 미달러화와 원화로 각각 투자할 수 있는데, 미달러로 투자할 경우에는 미달러 예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원화 투자 시에는 헤지를 하지 않은 환노출(UH) 상품이 원달러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수익 기회가 제공된다. 펀드나 ETF 상품명 끝에 붙는 (H)는 환헤지 상품이고, (UH)는 환노출 상품이다.
 
시중에서 가입이 가능한 삼성 달러표시 단기채권 펀드(UH)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 최근 1년 수익률은 7.2%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모습이다. 

달러표시 단기채권 펀드가 금리상승과 달러가치 상승효과를 부가적으로 누릴 수 있는 관련 상품임에는 주목할만하다. 


변동성 장세 ‘Thank You’…절대수익을 추구하며 꾸준하게 간다!

주식시장 상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꾸준한 성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숏(Long Shot)펀드’가 적합할 수 있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일반적인 주식투자 전략(Buy&Hold, Trading)으로 시장에 대응하며 꾸준한 수익을 얻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롱숏펀드는 자산의 대부분(60~80%)을 국내 단기채권에 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국내주식 롱숏전략을 통해 변동성을 줄이면서 꾸준하게 수익을 쌓아가는 전략을 추구한다.    여기서 롱숏이란 저평가된 주식은 매수(Long)하고,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이나 지수선물을 매도(Shot)하는 전략이다. 참고로,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은 빌려서 매도하는데 이를 공매도라고 한다.  주식매수 즉, 롱(Long) 전략만으로 운용하는 경우 시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보유자산 주식을 모두 매도하지 않는 이상 추가손실을 피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숏(Shot)전략을 병행하게 되면 주가 하락시에도 수익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하락 위험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숏포지션은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롱숏펀드는 시장 방향성에 베팅하기 보다는 주식매수와 주식과 지수선물 매도를 병행하며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내고,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일정부분 방어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쌓아간다.  시장예측이 어렵고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마켓타이밍과 위험 노출도를 해소하며 절대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헤지펀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국내채권 투자와 국내주식 롱숏전략을 활용한 리스크 헤지를 통해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롱숏펀드 중 하나인 트러스턴 다이나믹코리아50(주식혼합)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2%, 2년 수익률은 18.1%로 양호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국내주식 롱숏펀드의 주 수익원인 매매차익(주식, 지수선물)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세후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어 과세 측면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주식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하고 있어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장에서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음에는 유의해야 한다. 롱숏펀드의 주전략인 공매도와 지수선물매도는 수익률 극대화가 아닌 리스크를 최대한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그래서 새로운 투자기회가 있다!

향후에도 투자자 앞에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후의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중국 정부의 규제강화와 미중 갈등 등이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쭉 그래왔던 것과 같이 시장은 ‘안내자의 역할’ 을 할 것이다. 격변기에는 언제나 새로운 투자기회가 찾아 왔던 것을 그 동안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를 진행할 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 즉, 리스크는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리스크는 단순히 회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와 기대수익률 등을 함께 감안해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현존하고 있는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투자자산의 일정 부분은 환율 노출도가 있는 상품으로 분산투자 하고,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병행한다면 보다 현명한 투자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김기덕 IBK기업은행 자산관리전략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