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매그나칩 품고 비메모리 강자 도약하나

국내 최대 팹리스 LX세미콘과 비메모리 시너지 가능 외환위기 때 LG반도체 팔았던 기회비용 복원 가능

2023-04-27     이재영 기자
LX그룹이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LX그룹이 매그나칩 인수에 성공해 과거 LG반도체에서 맥이 끊긴 반도체 사업 숙원을 풀지 주목된다. 매그나칩을 인수할 경우 LX세미콘과 시너지를 통해 디스플레이구동칩부터 차량용 전력반도체까지 아우르는 비메모리 강자로 퀀텀점프할 전망이다. 27일 LX그룹 관계자는 “매그나칩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맞다”면서 “그룹 성장전략과 사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인수합병(M&A)에 두루 관심을 갖고 있고 매그나칩은 그 중 하나로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매그나칩은 SK하이닉스가 2004년 반도체 경영난으로 비메모리사업을 매각해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미국계 헤지펀드들이 주요 주주다. 지난해 중국계 사모펀드가 인수를 추진했으나 미국 경쟁당국의 제동으로 무산된 바 있다. 금융자본이 주주인 만큼 이후에도 매각 작업은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LX그룹이 인수에 성공해 LG그룹 방계로서 과거 LG반도체부터 현대반도체, SK하이닉스까지 이어진 반도체 사업 기회비용을 만회할지 관심이 쏠린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설계・생산 회사인 LX세미콘은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비슷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매그나칩에서 다양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LX세미콘은 기존 DDI 사업 카테고리를 확장해 가전 및 전장용 칩 분야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매그나칩도 DDI 외 차량용 전력반도체를 취급한다. 특히 전장용 칩은 마침 LX세미콘이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나가는 중이다. 아울러 LX세미콘은 DDI 중에서도 액정표시장치(LCD) 외 부가가치가 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칩 사업 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그나칩은 OLED 관련 DDI에 강점을 보인다. 중국계 사모펀드가 매그나칩을 인수하려 했던 대금은 약 1조원 규모다. LX그룹이 인수하려면 전사 차원의 차입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이번 인수 작업에 전사 역량을 집중할지 주시한다. 특히 지난달 이사회에서 경영기획부문장 전무로 승진시킨 구 회장의 장남 구형모 전무가 M&A 관련 사안을 챙기고 있어 관심을 끈다. 경영기획부문은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 수립과 실행을 맡고 있으며, 구 전무가 신성장동력 발굴 및 전략적 M&A의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한편, SK하이닉스가 매그나칩에서 떨어져 나온 키파운드리를 인수해 LX그룹까지 매그나칩을 품으면 과거 SK하이닉스가 매각했던 비메모리 사업이 모두 국내 흡수하게 된다. 양사가 설계・파운드리로 양분해 새로운 밸류체인 협력 구도도 조성될 수 있다. 미국 경쟁당국의 인수 제동 이후 반도체 인수 결합 건에 대한 해외 심사가 까다로워졌지만 본래 매그나칩반도체가 국내 자산이었던 부분은 심사에 유리하게 참작될 듯 보인다. 키파운드리 인수 건은 국내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해 중국 등 해외 심사만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