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둔 여야 모두 ‘반값주택' 공약...정말 싼 값에 내집마련 가능해지나
'토지임대부' '지분적립형'으로 싼 값에 주택' 공급 본격화되나
서울시·SH, "강남 3억 아파트"… 尹, '역세권 첫집' 20만가구 공약
김동연 "시세의 50% 수준 '기본주택' 공급… 이재명 공약 계승"
2022-04-28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저렴한 가격의 주택 공급을 위한 이른바 ‘반값주택’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토지임대부'나 '지분적립형' 방식으로 시세의 절반 수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부내용은 차이가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반값주택’ 공급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토지임대부주택 공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건물과 토지를 모두 분양하는 일반적인 아파트와 달리 건물만 분양하고 토지는 대여한다. 이를 통해 아파트 원가의 60%를 차지하는 땅값이 제외돼 분양가를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헌동 SH 사장은 취임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시절부터 부동산 시장 안정 방안으로써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특히 김 사장은 토지임대부 주택을 활용해 강남에서도 30평형대(전용 84㎡) 아파트를 3억원에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김사장은 지난달에도 “고덕·강일 지구에서 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기존 공공주택 중 행복주택 같은 사업에서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으로 바꾸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이야기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 20대 대선에서 ‘반값주택’ 공급을 공약했다. 윤 당선인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지분공유형 공공분양 주택인 ‘역세권 첫집’ 20만가구의 공급을 공약해왔다. 이는 ‘민간개발 연계형’과 ‘국공유지 활용형’ 등 두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민간개발 연계형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 상향(500%)을 통해 증가한 용적률(200%)의 절반을 기부채납 받아 토지임대부 방식의 공공주택으로 분양한다. 국공유지 활용형은 역세권에 있는 철도차량기지‧빗물펌프장‧공영주차장 등의 상부를 복합개발해 주택으로 공급하게 된다.
아울러 역세권 첫집 공약에는 생애 최초 주택가구 구매자 LTV(70→80%) 확대 등 금융 규제 완화 방안을 함께 담았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반값주택 공약으로 ‘기본주택’을 내세웠다. 이는 김 후보가 내세운 ‘1·3·5 부동산 전략’의 일환으로 시세의 50% 수준인 기본주택을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이 공약은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공약을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이 전 지사와 연대한 제가 그의 가치를 발전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 전 지사의 도정 철학과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나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 직주근접성이 높은 곳에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공공주택이다.
대선 당시 이 전 지사는 철도차량기지 등과 같은 국유지에 분양형 기본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내세웠으며, 그 방식으로는 토지임대부, 지분적립형 및 이익공유형을 포함한 환매조건부 등 다양한 유형으로 공급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몇차례 시행과 중단을 반복했던 만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토지임대부 주택이라 내집에 살면서도 월세(토지분 임대료)를 내야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 공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건축물이 노후화됐을때 재건축 등을 추진할 경우 재산권이 제대로 보장되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적지 않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의 토지임대부 주택도 입주 이후의 시세상승이 적지 않았던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선례를 답습하게 된다면 국지적인 시장안정효과를 가져오더라고 일시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은 “토지임대부나 반값 아파트, 기본주택 같은 공약은 주거복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국민의 다양한 주거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기존 아파트나 민간 고급아파트의 가격이 더 오르는 부작용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