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졸음사고 부르는 버스 '꺾기교대' 금지

위반업체에 사업개선명령…내년부턴 과징금 부과

2014-09-08     김태혁 기자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졸음사고의 주범으로 지적돼 온 버스기사들의 '꺾기교대'가 서울에서 사라질 전망이다.서울시는 꺾기교대를 해온 시내버스업체 2곳에 지난달 사업개선명령을 하고 전체 업체 64곳에도 꺾기교대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8일 밝혔다. 내년 1월부터 위반 업체에 대해 과징금도 부과한다.꺾기교대는 변형된 1일 2교대 근무형태로 첫날 오전근무(첫차∼오후 1시), 둘째 날 오후근무(오후 1시∼막차)를 한 뒤 셋째 날 다시 오전근무를 하는 것을 뜻한다.

오후근무 후 바로 다음 날 오전근무를 하면 수면시간이 짧아 졸음운전을 하기 쉽지만, 그다음 날 전일 휴가를 얻을 수 있어 기사들이 선호하며 버스업체들도 관행처럼 눈감아줘 왔다.그러나 지난 6월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꺾기교대했던 버스기사가 졸음운전을 하다 버스가 인도로 돌진해 승객 2명이 다치는 등 사고가 잇따라 꺾기교대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됐다.그럼에도 꺾기교대는 근로기준법이나 임금단체협약상 규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어서 서울시는 그동안 해결책을 고심해왔다.이진구 서울시 버스정책팀장은 "근무형태는 임단협에서 결정되는데 '하루 9시간 근무'라는 규정만 있고 세부 근무형태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아 규제하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피로도 때문에 안전운전이 확보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서울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안전운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개선명령을 할 수 있다'는 조항에 착안해 꺾기교대를 금지하는 공문을 보냈다.해당법에 따르면 사업개선명령을 위반할 경우 1회 120만원의 과징금 부과 또는 20일간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하다.이 팀장은 "방침을 바로 적용하면 직장으로부터 주거지가 멀리 있는 기사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어 개선 기간을 두고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