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 ‘예타 통과’
새만금 농생명용지에 100헥타르(ha) 규모 조성… 국내 유일, 최대규모
2022-05-02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국내 농기계 산업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경제성 및 정책성 분석 등 종합평가를 거쳐 타당성을 확보했다.
전북도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29일,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새만금 농생명용지 일원에 조성될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최종심의‧의결됐다고 2일 밝혔다.
새만금 농생명용지 5공구인 첨단농업시험단지에 100헥타르(ha) 규모로 조성되는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는 지능형 농기계를 상용화하기 전, 일정기간 성능과 안전성 등을 실증할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시험·평가 공간이다.
지능형 농기계는 일반 농기계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IT 기술을 융·복합한 자동화·무인화·자율화 기술이 탑재된 첨단기계로, 전기·수소 등 대체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포함한 친환경 농기계까지 다양한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농업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제8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2017년) 및 시행계획(2020년)에 ‘4차 산업혁명 대비 농기계 개발과 고품질 농기계 생산 및 수출 활성화’를 목표로,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계획을 포함·추진했다.
또한 전북도에서는 이번 사업을 현 정부의 지역공약인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육성 세부과제이자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대책사업(2017년) 및 산업‧고용위기지역 정부 지원대책사업(2018년)으로 추진해, 정부 정책과의 부합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됐다.
이로써 이번 실증단지 구축은 농기계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자율주행‧인공지능‧빅데이터 활용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기술개발로 국내 농기계 산업의 첨단 기술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는 실제 농업환경을 완벽하게 구현해 토지 활용을 극대화하고, 실증인프라 제공으로 연중 테스트 수행이 가능하도록 구성한다.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는 농기계의 현장 적응 테스트공간의 실증부지(95ha)와 종합 운영‧관리를 위한 실증지원센터(5ha)로 구성된다.
실증부지는 농기계의 활용도에 따라 논 농업용, 밭 농업용, 주행용 실증부지로 세분화하고, 실증지원센터는 이용기업의 효율적 지원을 위해 종합관리동, 검인증 분석실, 격납고 시설로 조성된다.
실증부지는 논 45%, 밭 55%의 비율로 연중 테스트할 수 있는 무(無)작물 공간과 작물환경을 반영한 전(全)주기 공간으로 구성되며, 실제 노지의 밭농사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0~1°, 4°, 8.5° 등의 경사도를 조성한다.
실증지원센터는 실증단지 운영과 실증 데이터베이스를 관리‧분석하는 종합관리동과 부품‧시스템을 시험하는 검인증 분석실, 농기계 장비 보관을 위한 격납고 등이 배치된다. 또한 실증단지 최외곽에는 포장(아스팔트), 비포장(흙, 풀)의 주행 테스트 트랙을 조성해 트랙터 등의 농기계가 고속주행, 악로주행 및 가속, 제동 등을 실증하고 검인증하는 공간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고성능‧고품질 농기계 개발 및 수출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실증시설‧장비를 공동 활용지원해 이용기업의 활용도를 제고하고, 국내 농기계 관련 전문기관을 활용해 실증, 검인증, 빅데이터 컨설팅 지원의 원스톱 인프라 공간 제공으로 실증 및 검정 역할을 고도화한다.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는 국내 유일 농기계 검정 기관인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운영할 예정으로, 공공 인프라로서 운영주체의 공공성, 독립성 확보가 가능하며, 가칭 ‘지능형 농기계 실증센터’(1실 4팀)를 신설해 경운‧정지기계 검인증, 이앙‧파종‧정식기계 검인증, 수확기계 검인증, 컨설팅 지원 등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한 공간에서 지능형 농기계를 테스트 및 성능을 개선하고 검‧인증까지 할 수 있는 ‘원스톱 인프라’를 제공해, 개발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시간과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국내 농기계 기업은 개발과 생산기술은 보유하고 있으나, 기술 활용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해 제품의 품질과 성능 제고를 위한 대응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대규모의 실증단지 조성으로 선진국 대비 현행 국내 농기계 기술 수준 80.5%를 97%까지 달성하고, 농기계 수출액도 현행 11.4억 불(세계시장 점유율 1%)에서 80억 불(세계시장 점유율 5%)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성능‧고품질 농기계 생산기반 확보를 통한 지능형 농기계 산업 거점화와 국내 농기계 산업의 기술적, 산업적 성장 가속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출국 맞춤형 농기계 개발 지원을 통해 세계 농기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두보 역할과 더불어, 지능형 농기계 산업의 거점 기지화가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성 기간에는 763명, 본격 운영되는 오는 2027년부터는 171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며, 이로 인한 도내 생산유발효과는 545억 원(전국 952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243억 원(전국 37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단순한 산술적 측면 외에도 농기계 이동 및 운송을 위한 접근 편리성 확보 및 안정적 운영여건 제공으로 연관된 농기계 기업의 도내 추가 이전 등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예타 통과는 행정과 정치권이 협업을 이룬 산물이었다. 사업대상지인 김제시는 농기계 클러스터의 중심지로, 국회 농해수위 위원인 이원택 의원은 농식품부와 기획재정부에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하며 속도감있는 추진을 위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농기계 산업의 첨단화를 위한 필수 기반시설인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이 마침내 첫발을 내디디면서 전라북도가 명실상부 아시아를 대표하는 농생명산업의 핵심거점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업기간 내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으로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조성을 완료해, 국내 첨단농기계 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