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스크 벗으면 시선집중"… 노마스크 첫날, 실외서도 '눈치싸움'
"코로나19 전염성 커서… 불안감 있어"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에도 대다수 착용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지나가면 시선이 갑니다. 실외에서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아직 얼굴을 내놓고 다니는 게 어색합니다.”
실외 마스크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2일, 서울 도심 거리에는 아직까지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정부의 해제 발표에 따라 지역과 대학은 축제를 재개하고 각종 행사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노마스크’ 적응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창한 봄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거리에 나온 대다수 시민들을 아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완전히 착용하지 않고 턱이나 귀에 걸친 상태로 이동하는 이들도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중·고등학생들 역시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로 대화를 나눴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는 대다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대중교통 내 마스크를 잊은 한 시민에게 착용을 요청하는 버스기사의 모습도 보였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직장인 강모씨(28·남)는 “출근길에 잠시 마스크를 벗어 봤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는 것 같아 다시 썼다”며 “적당히 턱스크(마스크를 턱에 걸친 상태)만 해도 눈치보이지 않는데 완전히 벗으면 어색하다”라고 말했다.
강모씨는 이어 “점심시간 외출하며 길에서 마스크를 벗을 사람들을 마주치자 나도 모르게 눈이 갔다”며 “마스크를 벗는 것도, 벗은 채로 돌아다니는 것도 아직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감염 불안감이 남아있어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씨(45·남)는 “아직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어 마스크를 벗는 게 불안하다”며 “직장에서도 이미 유행이 끝나가는 듯한 분위기인데, 확진 시 7일 격리는 유지되고 있어 최대한 걸리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모씨(25·여)는 지하철역 출구로 나오자마자 마스크를 벗었다. 이모씨는 “백신을 3차까지 맞았고, 코로나도 이미 한번 걸려서 마스크를 포함한 방역수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실내 마스크 제한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마스크를 쓰면 화장이 묻고 귀와 코가 불편하다”며 “2년 넘게 최대한 편한 마스크를 찾으려 여러 제품을 써 봤지만 역시 벗은 상태가 제일 편하다”고 토로했다.
음식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포구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오전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이 몇분 있었지만 착용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이미 매장 안에서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거나 식사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 주문할 때만 착용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소식을 접하지 못한 이들은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모씨(56·여)는 “길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돌아다녀 이상하다 싶었는데, 오늘부터 방역지침이 바뀐 것을 몰랐다”면서도 “중·고등학생인 자녀들에게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고 다니라고 말해둬야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지난 2년간 이어지던 실외 마스크 착용이 개인의 선택의 영역으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