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에 2차 추경까지...물가 더 오를 일만 남았다

현재 추세라면 연간 물가상승률 3.9% 추산 돈 더 풀리고 수요 더 늘면 연 4%대 현실화

2023-05-03     조민교 기자
통계청이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4.1%에 이어 4월 4.8%를 기록하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난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까지 감안하면 연간 4%대 상승률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물가상승 압력 갈수록 더 높아져 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100)로 연말까지 이 같은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연간 물가 상승률은 4%선에 조금 못 미치는 3.9%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 2차 추경 집행에 따른 유동성 증가 등 물가 상승 압력이 현재보다 더욱 커질 전망이라 연간 물가 상승률은 4%선을 넘을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0%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JP모건과 UBS 등 해외 투자은행(IB)은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1%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 "전 세계 유례 없이 높은 수준" 우리 통화당국과 재정당국도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며 “앞으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4%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문재인 정부 마지막 ‘물가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8%로 2008년 10월(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당분간 물가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주요 선진국 물가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 등으로 유례없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최근 IMF가 주요국 연간 물가전망을 상향조정하는 등 당분간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추가 금리인상에 물가 안정 대책도 통화 당국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인상한 한국은행은 이번 달부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재정당국도 유류세와 할당관세 인하, 비축유 방출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는 “유류세 30% 인하분 가격 반영과 주요 원자재·곡물 등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등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는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유류세 30% 인하에 나섰고,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공조를 통해 비축유 723만 배럴을 추가 방출하며 총 1억2000만 배럴을 풀고 있다. 정부는 또 할당관세 규정 개정을 통해 네온·제온·크랩톤 등 주요 원자재와 칩용감자 계절관세 등 곡물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과 함께 대체사료인 겉보리, 소맥피 할당량 확대 등도 이미 시행 중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원자재 수급부담 완화를 위해 납사 조정관세 인하와 고부가 철강제품 페로크롬 할당관세 인하도 검토 중”이라며 “이러한 조치로 향후 체감 유류비용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국내 제조업·식품업계의 원가상승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